[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에 앞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독자정당으로 가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인 5월 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통합당과의 합당 여부를 결론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가 독자노선의 여지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원 대표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비례정당까지 포함해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를 위한 2+2 여야 대표 회담을 주장하고 있다. 원 대표의 이같은 제안은 민주당이 당장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한국당이 합당을 유보하고 독자 교섭단체 구성을 택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당 내에도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될 경우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 문제, 국고보조금 배분 등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통합당을 탈당해 당선된 무소속 4명을 영입하거나 국민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의 독자노선 움직임에 '반칙'이라고 비판하며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교섭단체로 인정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욕만 먹고 실리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된다고 해도 상임위원장을 배정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한편 민주당과 시민당은 오는 13일 합당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한 시민당은 12일 소수정당 몫으로 당선된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을 제명할 예정이다. 용 당선인은 기본소득당, 조 당선인은 시대전환으로 각각 복귀해 21대 국회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