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교사 상당수가 과중한 행정 업무와 민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설문을 시행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사 업무가 보다 교육 본연의 업무 위주로 재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12일 본부 건물에서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10만 교원 조사사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교육의 걸림돌과 해결책에 대한 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교사 여론에 근거한 정책 요구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책 요구를 세부적으로 보면 △학교 행정 업무 폐기와 간소화 및 교육청·지방자치단체로의 이관 △민원해결 시스템 구축 △학교업무정상화를 위한 학교 내 노조 간 협의체 추진 △학급당 학생 수 및 학습량 감축 △교육제도 개선 및 교사 전문성 향상 등을 통한 수업 집중력 향상 대책 등이다.
설문에 응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교사 4만9084명 중 50.2%(복수 응답)는 교육 활동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과중한 행정 업무를 꼽았다. 뒤이어 '학생의 학습 무기력'(38.7%),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38.6%) 등이었다.
또한 최근 2년간 교육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경험으로는 △과도한 행정업무와 국가의 잘못된 교육정책(66.2%) △학생의 폭언, 폭행(41.0%) △학부모의 상습적 민원, 폭언, 폭행(38.2%)이 꼽혔다. 교사 10명 중 6명 가까이가 같은 기간 동안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교육 활동 어려움으로 교사 7.1%는 휴직이나 병가를 낸 경험이 있었고, 21.9%는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은 지난해 10월에서 12월6일에 이뤄졌지만, 코로나 정국을 거치면서 해결 필요성이 더 잘 드러났다는 게 전교조의 평이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교사들이 예상보다 온라인 개학에 잘 대응하고 있는데에는 수업 이외의 불필요한 업무를 덜어내기 위한 교원 단체의 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 체제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19일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이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교원단체 공동선언 및 부총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