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등교수업이 시작된 20일 이후 연이틀 코로나19 확진으로 학생들이 귀가하거나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등교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교개학을 취소하라’는 청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현직 고등학교 보건교사라고 밝힌 청원인이 ‘등교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는데, 일선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등교개학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청원글은 이날 현재 3만518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개학 연기 청원글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월부터 지금 학교는 혼란 그 자체”라며 “보건교사들은 학교 하나를 책임지는 방역, 감염병 책임자로 홀로 학교 매뉴얼을 짜고 홀로 물품을 시키고 정리하고 있다. 인력 지원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사들은 아무 말 않고 교육부, 교육청을 따라왔다”며 “그런데 이제는 정말 참기가 힘들다. 고3 등교개학을 한 날 상황을 장관님과 교육부 관계자는 아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고3·2·1 개학 1주일 전부터 자가진단 제출을 통해 학생 상태를 파악한다고 하는데, 애들이 제대로 하느냐. 또 문항에 구토, 메스꺼움 등 흔한 증상들에 학생들이 체크하면 등교 중지”라며 “학교에는 정확한 매뉴얼이 하나도 없다.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만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은 쉬는 시간엔 팔짱끼고 마스크 벗고 껴안고 난리다, 학교가 안전해 보이냐”며 “정확한 매뉴얼도 없으면서 자꾸 학교 재량에 맡기면 학교에서 모든 책임을 떠안으라는 건가”라고 하소연했다.
이 청원인은 고3 등교개학 이후 모든 선생님이 ‘방역은 물 건너갔다. 전국 1, 2, 3등으로 확진자 발생만 하지 말자’라는 게 현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발 등교개학만 하려고 하지 말고, 예산은 얼마나 필요하고, 인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매뉴얼은 얼마나 세세한지 등등 모든 걸 학교에 직접 나와서 보고 결정하라”며 “등교개학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교육당국은 고3 외에 고2와 중1, 초1~2학년과 유치원생의 등교를 오는 27일부터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 6월3일에는 고1·중2·초3~4, 6월8일에는 중1·초5~6학년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