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부·기업 '공동운명체론'…"위기 분담으로 대타협 이룰 기회"

기업인들 "정부 지원에 감사, 고용유지에 최선 다할 것"

입력 : 2020-05-21 오후 5:52:0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정부와 기업은 한 배를 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공동운명체론'을 내세웠다. 또 "지금의 위기는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가진 '주요 산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업종 17개 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번이 3번째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정부가 정말로 한 배를 탄 심정으로 함께 '으쌰으쌰'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며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이렇게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면 국민께 큰 희망을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 조건으로 내세운 고용유지(6개월 간 90% 이상)와 관련해 "작게는 기업 차원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크게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도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시민사회도 함께하는 아주 큰 사회적 대타협을 이번 기회에 함께 도모해봤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이는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해 낼 때까지 기업의 어려움을 정부가 돕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열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경영계에 일종의 고통분담 노력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한국은행이 과거와 달리 유례없이 저신용 회사채 등을 인수하는 기관에 대출금을 줘 대부분의 기업 자금을 감당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신속하게 결정되고 집행돼야만 지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금융권도 지원책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이주열 총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에게 당부했다.
 
한편 강 대변인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업종 대표들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 다양한 건의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의는 정부 측에서 적극 검토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항공계 대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국책은행을 통한 정부 지원에 감사하다. 고용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가 간 교류중단 해소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G20 화상 정상회의'와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 각국 정상들과의 코로나19 정상통화 등을 통해 교류재개를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이달부터 시행된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 제도를 언급했다.
 
'신속통로'는 중국에 진출했거나 거래 관계가 있는 우리 기업인이 중국 지방정부의 초청장을 발급받고, 출국 전 코로나19 음성 판정확인서를 제출하면 현지에서 14일의 의무격리없이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제도를 활용해 지난 17~19일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 방문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우량 중소기업 지원을 요청하고, '그린 뉴딜'과 연관된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운행차 등을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선업계 대표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정부에 '여객선·교육선·실험선 공공발주' 지원을 희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의 '기간산업 안정자금'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며 "정부의 재정부담 없이 코로나 위기를 넘기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하는 국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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