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해줘야"

윤 당선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위안부 활동 바로잡자는 문제제기

입력 : 2020-05-25 오후 6:38:1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재차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우를 들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그동안 진행된 수요집회 등 위안부 활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역사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결국은 그 나라 주인 아닌가"라며 "학생들이 알아야 한다. 왜 일본이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생들로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역사를 알기 위해선 양국이 친하게 지내면서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가 왕래하고 친하게 지내 역사를 알고, 이 억울한 위안부 문제를 사죄받고 배상해야 제가 위안부 누명을 벗는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꼭 한 말 그대로 해달라"며 "없는 말을 추측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저를 욕보이는 말이다"라고 취재진에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를 옮긴 것에 대해서도 "여러분이 오셨는데 장소가 너무 좁았다. 안 가시도록 하기 위해 제가 장소를 바꿨다"며 "옳은 말씀으로 기사를 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날 기자회견은 첫 기자회견 장소인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찻집이었으나, 취재진이 몰리면서 더 넓은 장소인 수성구 두산동 호텔수성 수성스퀘어로 변경됐다. 하지만 수성스퀘어에서 장소 제공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다시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로 바뀌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첫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에 가면 학생들이 용돈을 모아 내지만, 이 돈이 할머니들에게 쓰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미향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첫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의 후원금 횡령 의혹을 시작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경기 안성시 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절반 가격에 팔아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 등으로 고발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날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정의연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앞서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할머니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 이날 미래통합당의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는 첫 회의를 열었다. TF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운영진의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바보 같이 이용당했다', '위안부 할머니를 팔아먹었다'는 등 절규 섞인 외침에 국민 한 사람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지난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손 놓고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미래통합당이 철저히 피해자 중심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모든 의혹을 들여다보고 국민적 의혹을 낱낱이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국회에서 국민의 소중한 기부금이 투명하고 목적에 제대로 사용될 수 있게 관련 법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함께 해온 이용수 할머니께서 기자회견까지 하시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께서 제기하신 문제에 대해서는 정의기억연대가 적극적으로 해소해 가야 한다"며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운동의 대의와 역사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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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