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미래에셋 과징금 44억 처벌…박현주 회장 고발 면해

미래에셋 계열사간 몰아준 '내부거래' 430억 규모
그룹차원서 거래강제 동원…골프장·호텔에 몰아줘
지시아닌 관여…박현주 회장 검찰 고발 면해

입력 : 2020-05-27 오후 12:07:31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총수일가가 임차 운영한 골프장·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미래에셋이 44억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게 됐다. 그룹 차원에서 몰아준 내부거래 규모는 430억원에 달했다. 
 
단 특수관계인 위법성 정도가 지시가 아닌 관여로 판단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검찰 고발을 면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미래에셋과 미래에셋 계열사 11곳, 미래에셋컨설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은 그룹차원에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에 ‘상당한 규모’로 일감을 몰아줬다.
 
이들은 임직원 법인카드 사용, 행사·연수 및 광고 실시, 명절선물 구매 등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내부거래를 해왔다.
 
특히 내부거래는 미래에셋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실상 강제’로 판단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일가가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골프장 사업 안정화 및 호텔 사업 성장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줬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의 지분이 48.63% 수준이다. 박 회장의 배우자 및 자녀, 친족 지분을 포함할 경우에는 총 지분율이 91.86%에 달한다.
 
이러한 내부거래는 지난 201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미래에셋 계열사들과 미래에셋컨설팅 간에 이뤄졌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내부거래 금액으로는 43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를 임차 운영한 2015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계열사들은 블루마운틴CC와 총 297억원을 거래했다.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는 133억원 수준이다.
 
특히 내부거래 금액 430억원은 해당기간 동안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 전체 매출액(1819억원) 중 23.7%에 해당하는 ‘상당 규모’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부당이익을 몰아준 미래에셋그룹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미래에셋 계열사 11곳, 미래에셋컨설팅에 총 43억9100만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세간의 예측과 달리 박현주 회장의 검찰 고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당 내부거래를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가 없고 위법성 정도가 ‘지시’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봤다. ‘관여한’ 정도로는 법위반 정도의 중대성을 묻기 어렵다는 의미를 풀이된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번 조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이번 사건 처리를 통해 대기업집단이 계열사간 부당한 일감몰아주기가 예방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일감나눠주기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미래에셋과 미래에셋 계열사 11곳, 미래에셋컨설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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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