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와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덕담을 건넸지만 자리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님이 잘 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간다 이런말 하면"이라고 말해 신경전을 펼쳤다. 최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언급을 꼬집은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28일 낮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만나 오찬을 나눴다.
여야 원내대표는 상춘재 앞에 미리와 노영민 비서실장 등과 이야기를 나눴고, 문 대통령은 여민관 오전 집무를 마치고 상춘재까지 도보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던 두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여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먼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에게 "주 대표님은 세 번째죠"라며 친근감을 드러냈고, 주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시절에 한 번, 당 대표할 때 대행으로 한번 더 왔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가 "오늘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도 "그렇습니다. 반짝반짝하네요"라고 화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시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예"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 같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도 "그리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가 "김 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 간다 이런 말하면..."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는 최근 민주당의 '상임위 위원장 독식' 주장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러우시겠죠"라고 정리했고 세 사람은 기념촬영 후 상춘재로 이동해 회동을 이어갔다. 회동은 오찬과 이어진 경내 산책까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날 오찬 대화는 별도의 의제나 형식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격의 없는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다. 코로나19 극복협력과 다양한 국정현안이 자유롭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치의 제도화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 논란이나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 등 민감한 정치현안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