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미국 백인 경찰의 강압 행위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지며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같이 보도하며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미국에서 분노한 민심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식당 보안 요원으로 일하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연행되다가 숨지면서 일어났다.
플로이드 연행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뒷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경찰관은 끝내 무릎을 풀지 않았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26일(현지시간) 전날 경찰관에게 체포되던 중 수갑을 찬 채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청년을 위해 사망장소에 가묘를 만들어놓고 꽃을 바치며 애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분노한 수천 명의 군중이 26일부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는 곧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해졌다. 시위대는 경찰서에 돌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28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 출동을 요청했고, 월즈 주지사 측은 이를 승인했다. 프레이 시장은 “비극이 더 많은 비극을 불러와선 안 된다”고 시위대의 진정을 당부했지만 유혈사태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A에서는 27일 수백명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막고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외치면서 경찰 순찰대 차량 유리를 박살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출동하며 2명이 체포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죽음”이라며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을 봤다”며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영상을 보고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 방침을 밝혔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