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그동안 열악한 교통 환경을 지적받던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아파트 정문 앞에서 대규모 교통사고가 났다. 정전 등 주민 불편까지 야기하면서, 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서울시와 조합 간의 '샅바 싸움' 속에서 정책 진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단지 주출입구에는 사고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버스 정류장은 통째로 날아간 채였고, 바닥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유리조각들이 보였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쯤 사당로2길 언덕길을 통해 숭실대 방향으로 올라가던 25톤 덤프트럭이 기계 결함으로 추정되는 원인 때문에 그대로 미끄러졌다. 트럭은 언덕길 아래에 있던 그대로 버스 정류장을 쓸고도 수 미터를 더 미끄러져 단지 입구의 전봇대까지 덮쳤다. 당시 버스 정류장에는 인원 2~3명이 있었고, 모두 트럭을 피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정문 앞의 덤프트럭 사고 현장. 사진/독자 제보
사고 여파로 전 세대가 4시간 정전됐으며, 다음날인 27일에는 전기 시스템을 복구하느라 2시간 추가 정전이 있었다.
해당 사고로 인해 그동안 지적된 아파트의 열악한 교통 환경 개선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정문 앞 사당로의 제한 속도가 시속 50km이지만 신호등이 없는 등 불편함과 안전 위협이 지속돼 지난 총선 공약에 거론될 정도였다. 주민 최모씨는 "얼마나 더 사고가 발생하고 몇명이 죽어나가야 신호등 및 교통 구조를 변경해줄 것인지 한심하다"며 "아직도 지지부진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시와 동작구에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동작구 민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주민 유모씨는 "입주 후 3개월 동안 작고 큰 교통 사고를 10여차례 목격했고, 대형트럭의 사고 발생으로 주민생활 불편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교통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직 해결은 난망할 것으로 보인다. 정문 건너편 현충원 부지 매입과 도로 확장 공사비 등에 드는 70억원의 부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당2구역 주택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현충원 부지는 기존 사업 구역에서 벗어난 지점이기 때문에 서울시나 동작구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서울시 관계자는 "애초에 조합이 좀더 사업 구역을 넓게 설정해서 심의를 신청했어야 할 문제"라며 "아파트가 교통 유발 시설이니 부담도 조합에서 지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해결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동작 제3선거구)은 "덤프트럭 사고가 나자 이수진 국회의원이 '이대로 가면 큰일나겠다,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고 연락왔다"며 "서울시와 조합 사이에 절충점을 찾는 방향으로 제안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