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포차·클럽 갈 때 QR코드?…과도한 국가개입vs비상시국

입력 : 2020-06-01 오전 10:54:04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정부가 헌팅포차, 클럽 등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유흥주점 방문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도한 개인 들여다보기라는 지적이 다수의 의견을 차지하는데, 글로벌 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QR코드를 이용한 전자출입명부가 오는 10일부터 전국 모든 고위험시설로 확대된다. 유흥주점(클럽·룸살롱 등)·헌팅포차·감성주점·노래방·단란주점·콜라텍·실내집단운동(줌바 등)·실내스탠딩공연장 등 8개 고위험시설은 2일 오후 6시부터 운영 자제가 권고됐으며 이들 고위험시설은 전자출입명부가 의무적으로 도입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0명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26일 40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27일 79명, 28일 58명, 29일 39명, 30일 27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쿠팡 물류센터 등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가 늘어나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행태로 정부의 비대화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효과가 있을거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겠지만, 상당히 공산주의 스럽고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에서나 쓸법한 정책"이라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은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 것 까지는 장점이 더 커서 이해가 됐지만 이 정도는 과한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 핑계로 국민들 감시·통제는 너무 나간 거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대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시민의식이 방역에 협조적이면 모르겠는데 도저히 안 돼 한계점이 온 것"이라고 정부 대책을 지지하는 주장을 했다. 다른 네티즌은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 다음이 개인의 광대한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고, 클럽 안 가고 헌팅포차 안 간다고 죽는 게 아니다"라며 "이것만으로 개인의 모든 자유를 제한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팬데믹인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주의에 힘을 실리게 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방역대책 등 큰 정부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안전을 이유로 자칫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등 개인에 대한 간섭이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향후 국가의 개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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