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름철을 맞아 보건용 마스크보다 숨쉬기 편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에 추가하면서 제약업체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자체 생산하는 국제약품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초기 제약업체 중 유일하게 보건용 마스크를 직접 생산하는 국제약품이 수혜를 입은만큼 이번에도 비말마스크를 생산하면 또 다시 업계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약품은 비말차단용 마스크가 기존 보건용 마스크와 비교해 수익성 측면에서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수요 증가가 예상되긴 하지만, 한정된 생산라인과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현재까지 비말차단용 마스크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하거나, 생산하기로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마스크 제조업체 중 상대적으로 작은 생산 규모에 따른 탓에 기존 생산 물량을 소화하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건용 마스크 생산라인을 갖춘 국제약품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지난 2018년 전략적으로 단행한 보건용 마스크와 생산 손 세정제 등 개인위생용품 사업 부문 투자에 따라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타 제약사들 역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채택한 만큼 수익성 측면에선 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제약품은 1분기 매출액 330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140%의 개선 효과를 봤다. 지난해 출시한 항고지혈증 복합제를 비록한 의약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실적을 이끌었지만, 마스크와 손 세정제 역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 배경이 됐다.
하지만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경우 기존 보건용 마스크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게 회사와 업계 시각이다. 현행 약사법상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마스크는 최근 익숙해진 KF-94·80 등의 보건용 마스크와 상대적으로 얇은 수술용 덴탈마스크 2종이 존재한다. 하지만 덴탈마스크의 경우 당초 의료진들을 위해 개발된 만큼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고, 낮은 가격에 수익성 역시 떨어진다. 이번에 의약외품에 신설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경우 덴탈 마스크를 민간에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제품 특징 차이가 크지 않다. 자연스럽게 수익성 측면의 기대값도 유사할 수 밖에 없다.
업계 역시 국제약품의 고민이 충분히 일리있다는 반응이다. 현재 비말차단용 마스크 허가를 신청한 곳의 일일 생산량이 100만장에 달하는 등 규모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이미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 중인 라인을 변경해가며 무리하게 바꿀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전 국제약품의 일일 마스크 생산량은 평균 2만장 수준이다. 이미 한 차례 가격 폭등을 겪은 식약처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반짝 수혜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건용 마스크는 전반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대란 속 공적목적의 물량 공급이 가능해 물량 보장은 물론 제약사 자체의 이미제 제고 측면에서도 수혜가 가능했다"라며 "특히 최근 식약처가 보건용 마스크 수출까지 허용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품목을 변경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이마트 만촌점에 덴탈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