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미국·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은 8월말이나 9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가을학기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본은 대학을 위주로 수 차례 가을 입학제 도입을 시도 중이다.
7일 <뉴스토마토>가 파악한 한국교육개발원(KEDI)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70%, 유럽 80% 가량 된다. 3월에 한 학년을 시작하는 한국과 4월에 시작하는 일본 정도가 예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일본은 그동안 대학 위주로 가을 학기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1987년 이후로만 4차례 있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2년 도쿄대는 2017년부터 가을 입학제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다른 대학들의 반대로 철회했다.
당시 추진 이유는 국제 학사 일정과의 불일치로 인한 낮은 국제화 지수였다. 해외 다른 대학들과 연계성, 해외 및 국내 유학의 편의성을 도모하려던 것이었다. 시범 도입 부문도 교양학부 영어코스인데다가, 모든 학생에게 국제적 경험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입 과정을 통과하는 시기가 봄이었기 때문에, 실제 입학 시기인 가을까지 공백기를 풍부한 체험활동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계획도 포함돼있었다.
최근 일본 정부의 9월 입학제 도입 검토 역시 유학생 교류 등에 이점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감안된 바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찬성 여론도 높았다. 6세에서 7세 5개월의 아동이 한꺼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하거나 향후 5년에 걸쳐 1개월씩 입학 시기를 늦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가 풀리면서 찬성 여론이 잦아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질병이 완전히 수습되지 않아 도입시 혼란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전환 비용과 법 개정 절차 등이 번거롭다는 여론이 일자, 9월 입학제 도입이 내년까지 미뤄지게 됐다. 결국 일본의 경우, 국제 경쟁력과 코로나19 만으로는 도입 이유가 충분치 않았던 셈이다.
아울러 한국에 도입하려면 바뀌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단 단축된 겨울방학의 공백을 메꿀 휴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학년 학기제. 자료/한국교육개발원
독일은 2학기째에는 4월 부활절 방학과 5월 성령강림절 방학이 길게는 2주일 끼어있으며 1학기 중에도 가을에 1주 가량 휴식 기간이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아예 3학기제다. 영국의 2학기는 4월 부활절 휴가까지 진행되고, 4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3학기가 진행된다. 프랑스는 7~8월 여름방학 이외에 중간방학(바캉스)이 4차례 있다.
따라서 KEDI는 미국과 유럽이 학기제 운영에서 종교적인 기념일 또는 계절적 특성을 반영하듯이, 한국도 설·추석·크리스마스·연말 등 전통 명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아울러 여름방학이 길어지면 돌봄 문제, 기회의 양극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학기제와 학제 개편 공론화를 제안한다' 리포트에서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프로그램 개발로 긴 방학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6일 일본 북부 삿포로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신입생들이 입학식에 참석하고 있다. (삿포로=AP/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