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학원가에서도 나타나면서 9월 학기제가 학생들의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반대측에서는 새로운 학기제가 사실상 전 학년 유급으로 해석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7일 교육계와 학부모·학생 단체들에 따르면 9월 학기제의 대표적 장점으로 학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 점이 꼽힌다.
이에 교육계 안팎에서는 신학기제의 급격한 도입과 질병 위기로부터 유리된 장기적 정책 검토의 접점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도입론자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현재는 (평가) 공정성 문제가 있는 원격수업도 불완전한데다, 고3을 제외하고 1주일 중 일부만 시행되는 등교 수업도 불완전하다"며 "상반기 수업을 통째로 없던걸로 하지 말고, 올해 1년을 1학기로 쳐서 내년 봄을 2학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렇게 하면 9월 하반기에 코로나가 재유행하더라도 수업을 진행할 '버퍼존'(완충지대)이 생긴다"며 "유급은 학제 개편을 통해 보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양대 교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국회 협의체에서의 제도 논의를 지난달 촉구하는 과정에서 변화 가능성을 보였다. 대외적으로 중장기적인 논의를 촉구했으나, 상황에 따라 보다 더 빠른 결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감염병이 장기화된 참에 도입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와 9월 학기제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약화된 바 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자동차 경기장 '텍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폰더 고교 졸업생들이 졸업장을 받으러 나가고 있다. (포트워스=AP/뉴시스)
반면 반대 진영에서는 코로나19로 9월 학기제가 될 경우 학생들의 집단 유급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정부도 코로나 위기와 학기제 논의를 결부시키지 말자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9월 학기를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게 아니다"라며 "코로나19와 맞춰서 9월 학기제를 논의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는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학령기를 6개월 정도 앞으로 당기는 정책을 검토해온 것"이라며 "이미 학기를 시작했는데 이를 없는 셈 치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중에도 코로나19 일변도로 흘러가는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신학기제에 부정적인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학제 개편 일환으로 9월 학기제를 논의할수는 있겠으나, 코로나 때문에 바꾸는 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단체 유급을 시키면 (사립 비중이 높은) 유치원과 대학교가 학생 없이 한 학기 이상을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