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실업급여 1조원 돌파…코로나에 실업자 쏟아져

지급액 4개월 연속 최대치 경신
고용부 "코로나19 영향 지속…6월 이후 반등 가능성"

입력 : 2020-06-08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악화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구직자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액은 1조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7587억원)대비 2575억(33.9%)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작성을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구직급여 지급액은 보장성 강화, 신규 신청자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규 신청자 증가에 의한 효과가 45%, 보장성 강화는 55% 정도로,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직급여는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시 지급하는 급여로 실업급여 중 가장 핵심이 된다. 다만 임금근로자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빠져있다. 
 
이는 지난 4월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인 9933억원을 한달 만에 또 넘어선 것으로, 실업급여 지급액은 2월(7819억원), 3월(8982억원)에 이어 4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전년(8만4000명)대비 2만7000명(32.1%)명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에까지 뻗친 결과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신규신청자 수는 22만2000명으로 전산업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이 외에 도소매(14만4000명), 사업서비스(11만9000명), 보건복지(10만명), 숙박음식(9만2000명) 등 서비스업 전반에서 실직자가 많이 나왔다. 
 
수급자 규모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구직급여 수급자는 67만8000명으로 전년(50만3000명)대비 17만5000명(34.8%) 늘었다. 1인당 평균 수급액은 142만원이다.  
 
이번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하는 구직급여 연간 기준 총 지급액은 12조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까지 누적액은 4조4240억이다. 
 
권 실장은 "서비스업은 5월 둔화세가 진정되고 6월에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제조업이 안좋아질 가능성이 높아 6월까지 고용사정이 크게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적인 실업급여 지급액은 5~6월에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급여가 최대치를 경신한데 반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2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5만5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며 5월 기준 역대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채용 연기가 지속되면서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48만6000가입자 증가폭은 지난달(16만3000명)에 이어 2개월째 10만명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권 실장은 "기업이 채용을 축소하는 어려운 노동시장 여건은 계속되고 있지만, 고용유지지원금 등 고용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통해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 수는 43만4000명으로 전년동월(51만3000명)대비 7만9000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352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만4000명 줄었다. 전자통신, 자동차, 금속가공 업종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추세적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도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비해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43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9만4000명 늘며 지난달에 비해 증가폭 소폭 개선됐다. 대면 업무 중심의 도소매, 숙박음식, 교육서비스 등에서 줄었지만 공공행정, 보건복지에서 증가한 영향이다. 
 
권 실장은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전례없는 상황을 맞이 했고 3월부터 5월까지 노동시장 여파가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고용보험에 미가입된 임시 일용직, 특고 부분 등의 영향은 이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앞서 발표한 대책은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3차 추경에 반영된 사업 착실히 준비해 국회 통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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