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인재를 뽑을 때 스펙보다 직무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짐에 따라, 기업이 채용 평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스펙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자 내지 한국사 자격증이 1위를 차지했으며 극기훈련 등이 2위를 차지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280곳에 ‘채용 평가시 불필요한 스펙이 있는지 여부’를 설문해 9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62.1%가 ‘불필요한 스펙이 있다’고 답했다.
필요없는 스펙 1위는 ‘한자, 한국사 자격증’(55.7%, 복수응답)이었다. 다음으로 ‘극기, 이색경험’(49.4%), ‘석·박사 학위’(23%), ‘회계사 등 고급자격증’(21.8%), ‘제2외국어 능력’(20.1%),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경험’(19.5%), ‘출신학교 등 학벌’(19.5%), ‘해외 유학·연수 경험’(17.2%), OA자격증(16.7%) 등의 순이었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단연 ‘직무와 연관성이 높지 않아서’(71.8%,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근소한 차이로 ‘실무에 필요하지 않은 스펙이어서’(69%)가 뒤를 이었으며, 이밖에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운 기준이어서’(17.8%), ‘변별력이 낮아서’(14.4%), ‘불필요한 선입견을 줄 수 있어서’(11.5%) 등이 있었다.
하지만 필요도 없는 스펙을 지난 지원자들은 증가세였다. 과거에 비해 불필요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이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1.1%)이 ‘증가하는 추세’라 답했으며, 40.8%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감소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블라인드 채용 등 스펙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무 역량 평가를 중시하는 기업이 많아지는데도, 구직자들은 계속되는 취업난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하나의 스펙이라도 더 쌓고자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꼭 갖춰야하는 스펙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 기업의 61.1%가 ‘반드시 필요한 스펙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다음 전형 합격 여부에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7.7%로 집계됐다.
구직자가 꼭 갖춰야할 스펙 1위는 ‘업무 관련 자격증’(66.1%,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인턴 경험’(20.5%), 공인영어성적(19.3%), 학점(17%) 등이 있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실무에 필요한 스펙이어서’가 72.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직무와 연관성이 높아서’(71.9%)가 바로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지원자의 성실성, 태도를 볼 수 있어서’(26.9%), ‘객관적으로 판단 가능한 기준이어서’(22.8%), ‘조직적합성을 알아볼 수 있어서’(8.2%) 등의 순이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기업들이 실무에 빨리 적응해 성과를 내는 실전형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보여주기식 스펙’ 나열은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남들이 쌓는 스펙을 무조건 따라 쌓기 보다는 인턴 활동이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사람인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