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에 있는 국제중학교들이 전부 일반고로 전환되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오전 진행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교육청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지정취소에 앞서 학교가 운영성과 평가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도록 청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청문 절차 후 지정취소 결과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교육부 장관의 동의 신청 절차를 진행해 투명하게 법적 절차를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지정 취소가 된 2곳은 모두 학교 운영상의 문제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사 관련 법령 및 지침을 위반해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 요인이 됐다. 또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한 점은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강연흥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밤 9시까지 남아 방과후수업과 영어 몰입교육을 시켰다"며 "해외 체험은 골프 체험이라든가 수학여행식 활동을 주로 했고, 경비가 수익자 부담으로 제공되면서 어려운 학생은 참여할 수 없는 극소수만이 가는 국제활동이었다는 점을 볼때 전체 교육 목표로서는 아주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합전형 학생에 대한 차별성 있는 학력 향상 프로그램이 없었다"며 "수학이나 과학에서도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로 수업함으로써 기본 학력이 약간 뒤지는 학생은 격차가 확대됐다"고 평했다.
또 연간 평균 1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부과함에도 불구하고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와 ‘사회통합 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아 학교 자체의 학생 교육 활동에 대한 재정지원 노력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평가에서는 교육부의 외고, 국제고 평가 표준안 협의사항을 준용해 기준 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조정됐고, 감사 지적사항 감점도 5점에서 10점으로 늘었다.
시교육청은 청문 대상 2곳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해당 학교들은 오는 2021학년도부터 일반중학교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진보 성향 교육 단체가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낸 환영 성명에서 "교육의 공공성 강화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교육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의 국제중을 모두 일반중학교로 일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두 학교는 평가가 공정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입시학원인 종로학원하늘교육도 일반중학교 중 명문중학교가 형성될 가능성을 점쳐 교육 평등이라는 정책 목표가 달성될지 의구심을 표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의 조치가 타 지역으로도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전국 국제중은 모두 5곳 있으며, 서울을 제외하고는 3곳이 있다. 신설 학교인 경남 선인국제중을 제외하고 경기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이 평가 대상으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스튜디오에서 '국제중학교 재지정 평가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