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6조원 증가한 945조1000억원이다. 증가액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세번째며 5월 기준으로는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커서다. 앞서 4월과 5월 은행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각각 27조 9000억원, 18조7000억원으로 지난 3개월간 증가 규모 1~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4월부터 6월까지 대출잔액을 62조6000억원 늘린 셈이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포함한 회사채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발행 여건이 개선돼 순발행 규모가 4월 1000억원에서 5월 3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월 증가폭이 둔화됐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달 다시 소폭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20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원 늘었다. 증가폭이 2월 9조3000억원, 3월 9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다 4월에 4조9000억원으로 절반가량 축소됐는데 5월 소폭 올라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되면서 증가규모가 4조9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8000호에서 3월 4000호, 4월 3000호로 줄었고, 전세거래량도 각각 1만3000호, 9000호, 7000호로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늘었다. 전월 1000억원 줄어든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한은 관계자는 "4월은 코로나19 관련 가계 소비지출 위축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 둔화, 3월중 일시적으로 늘었던 주식투자 관련 대출수요 축소 등으로 감소했던 것"이라며 "5월에는 가계의 소비지출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정의 달 관련 계절적 자금수요 등으로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