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반토막나는 등 17년 만에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 확대와 업계별 프로모션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 감소한 9만5400대를 기록했다.
월 수출 대수가 10만대 아래로 추락한 것은 지난 2003년 7월(8만6074대) 이후 16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현대자동차 노조가 주 5일제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면서 장기간 파업에 따른 난항을 겪은 바 있다.
해외 주요국들에서 자동차 딜러매장들이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지난 4월부터 급감한 수요와 이로인해 쌓인 재고물량의 영향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5월 바닥을 찍고 감소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4월부터 재고물량이 쌓이고 있어 (향후 개선 여부는) 얼마나 재고를 소진 할지에 달려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주요국들이 락다운을 풀고 있는 만큼 경기가 일부 회복되면 6월, 7월은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자동차는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모두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58.5% 감소했다. 기아자동차도 해외판매점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58.0% 줄었다. 쌍용자동차도 신차효과에도 불구하고 유럽 수요 위축 등으로 66.3% 급감했다.
다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강세를 보여 친환경차 수출은 선방헀다. 전기차는 지난달 역대 수출 최고치인 총 1만1496대를 수출해 34개월 연속 증가세다.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지난해 5월 8.2%에서 올해 5월 22.5%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3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자동차 생산도 전년동월 대비 36.0% 감소한 23만1099대를 기록했다. 해외판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생산량을 감축조정한 데다 와이어링하네스 부품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주된 요인이다. 전달 대비 조업일수가 3일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내수 판매는 9.7% 증가한 16만8778대로 집계됐다. 개소세 인하 확대를 비롯해 신차효과, 업계별 특별할인 및 할부 혜택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견인했다.
자동차부품의 수출도 코로나19 영향 지속에 따른 해외 주요 완성차 공장들의 가동중단 연장 등 정상화 지연으로 전년동월 대비 66.7% 감소한 6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지난달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