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낮의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여름철이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옷차림은 물론 신발도 가벼워지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퇴근 후, 가벼운 외출을 할 때 맨발에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신발을 신음으로써 느껴지는 발의 편안함이 발 건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슬리퍼나 샌들은 발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상처가 나기 쉬운 데다가 외부 충격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발에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으로 연결된 끈과 같은 두꺼운 조직으로 발의 가해진 충격을 흡수하고 발의 모양을 유지하며 보행 중에 몸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슬리퍼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여름 신발은 밑창이 얇고 딱딱하다. 발바닥이 받는 충격을 대신 흡수해주지 못하고 그대로 발 바닥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족저근막에 손상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족저근막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족저근막염은 서서히 진행되지만 방치해두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발을 내딛고 몇 걸음 걸을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필히 체크를 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태욱 연세건우병원 원장(족부전문의)은 "여름에 너무 덥다고 바닥이 너무 딱딱한 슬리퍼를 신거나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적당한 굽이 있고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는 게 좋다"라며 "발의 피로가 올라갔을 때에는 족욕을 하거나 발 스트레칭 등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발 질환은 족저근막염만 있지 않다. 장마철이 되면 장화를 많이 신는데,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장화의 경우 무좀균이 번식하기 좋다. 따라서 장화를 신고 난 뒤에는 발가락 사이를 비누로 깨끗이 씻고 발을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철은 고온 다습해 세균 번식이 활발하고 작은 상처에도 염증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당뇨병 환자는 신경 손상으로 통증, 온도 변화 등에 둔감하기 때문에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겨도 그대로 방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유태욱 원장은 "당뇨 환자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심한 궤양으로 발전하거나 최악의 경우 피부가 괴사해 절단하는 상황까지 처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라며 "당뇨병 환자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 통풍이 잘되는 양말과 막힌 신발을 착용하는 게 좋으며 가능하면 실내에서도 실내화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염 환자 촬영 영상. 사진/연세건우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