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가 15일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등 6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열린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여당 몫의 상임위를 대상으로 본회의 표결을 강행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법사위 등 6명의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했고,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본회의 표결이 진행됐다. 표결 결과 관심을 모았던 법사위원장에는 법조인 출신이 아닌 윤호중 의원이 선출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이학영 의원, 기획재정위원장에는 윤후덕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는 송영길 의원, 국방위원장에는 민홍철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는 한정애 의원이 뽑혔다.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은 여야의 추가 협상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개의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의장 주재로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이후 민주당은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일부 상임위에 대한 단독 원구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의장은 여당 몫 11개 상임위 가운데 필수 6개 상임만 우선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장과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일단 6개 상임위만 처리하기로 했다"며 "이번주 안에 18개를 다, 나머지 상임위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상임위'로 분류된 기재위, 보건복지위, 산자위를 바로 가동하고 '일하는 국회'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법사위는 민주당이 '일하는 국회'를 명분으로 '최우선 확보 대상'으로 삼았던 상임위다. 산자위는 한국판 뉴딜과 신산업 분야를 주로 다룬다는 측면에서, 외통위와 국방위는 최근 긴장이 고조되는 남북관계를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만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앞서 통합당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구성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헌정사에 유례없는 일이다. 제헌 국회에서 상대당 상임위원들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배정한 일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나중에 역사는 오늘을 일당 독재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잘못됐다면 고쳐야 한다"며 "늦더라도 협치하고 가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상임위 구성 강행에 통합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경색 국면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차 추경 심사 지연에 따라 이달 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향후 통합당이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할지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통합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정무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총 7개 상임위를 야당 몫으로 제안 받았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