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원 구성 마무리 시점을 사실상 오는 26일로 확정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필요한 절차 등을 고려해 상임위 구성이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매듭지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막판까지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이 지지부진 할 경우 민주당의 18개 상임위원회 독식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통합당에 양보할 만큼 양보를 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망부석도 아니고 더 얼마만큼 기다려야 하느냐"면서 "3차 추경 심사 지연을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 6월 추경을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에 즉시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통합당이 원 구성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민주당이 이번주 안에 단독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위해 국회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을 위한 선택지는 크게 3가지다. 통합당과의 합의 없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모두 선출하거나, 추경 처리를 위해 통합당 몫으로 남겨뒀던 예결위원장을 우선 선출하는 방안, 그리고 나머지 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되, 추경 처리 뒤 통합당 몫의 상임위원장은 다시 내놓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원 구성 마무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대비해 25~26일 국회 근처에 비상 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통합당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26일까지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목요일과 금요일에 원 구성을 마무리할 테니 모든 의원이 대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일단 마지막까지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이날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추경의 긴박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여야가 협상에 최선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여야가 협상을 계속해달라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밝힌 가운데 구체적인 협상 시한도 언급하지도 않았다. 필요한 순간이 오면 결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일단은 협상의 공간을 열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칩거 중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복귀 예정인 만큼 고착 국면인 여야 협상 구도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복귀와 함께 상임위원회 정상 가동을 위한 상임위원 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귀 이후 바로 민주당과 협상에 나설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업무 복귀 시점과 원 구성 협상에 대한 입장을 24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