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30년 만에 남극 해조류의 분포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조류 중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환경을 선호하는 산말류 분포가 늘었다.
24일 극지연구소가 공개한 ‘남극 킹조지섬 맥스웰만 연안의 5개 지점, 2016~2018년 해조류 분포 조사’에 따르면 최한구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김정하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30년 만에 남극 해조류의 분포가 바뀐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세종기지 연안에서 30년 간격 두고 해조류 분포양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해조류 종류는 지난 1988년 25종에서 30년 후 27종으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24일 극지연구소가 공개한 ‘남극 킹조지섬 맥스웰만 연안의 5개 지점, 2016~2018년 해조류 분포 조사’에 따르면 최한구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김정하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30년 만에 남극 해조류의 분포가 바뀐 것을 확인했다. 사진/극지연구소
하지만 해조군집 간 유사도는 48.2%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군집은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모여 있는 생물 집단을, 유사도는 두 집단 사이 생물 종의 분포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말한다.
해조류 중 큰잎나도산말(Himantothallus grandifolius)은 감소하고 산말류(Desmarestia spp.)가 늘어난 경향이 뚜렷했다. 이는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말류는 큰잎나도산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해조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리해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낼 계획이다.
연구팀은 “해조류 생태계는 수온 이외에도 주변 빙하가 녹으면서 유입되는 물질이나 펭귄 등 극지동물 서식지에서 배출되는 영양분에 의해 교란될 수 있다”며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낼 것”이라고 전했다.
극지방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취약한 지역이나 중위도·열대지방과 달리 해조류 변화를 장기간 관측한 연구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남극에서 처음으로 30년 전후 동일 지점의 해조류 변화를 비교분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바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남극반도 연안해양시스템 변화 2050 전망 연구’와 ‘급속한 빙하 감소에 따른 세종기지 기반 연안 해양 수층-저층 생태계 적응과 영향 평가’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하고 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