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각각을 대표하는 '효자 부문'인 반도체와 가전에서 두드러진 성적표를 낸 게 이번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6.02% 감소, 영업이익은 25.58%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감소, 영업이익은 22.73% 증가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2분기 성적표는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지난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매출 50조8360억원에 영업이익 6조3930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7조원 돌파는 물론 8조원 문턱도 가뿐히 넘었다.
삼성전자가 사업본부별 실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반도체 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등이 증가하면서 서버와 IT 기기 수요가 급증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과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1조원이 넘는 일회성 수익을 올린 것도 이번 실적 강화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인해 애초 약정한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물량을 주문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에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공장 셧다운(일시 운영 중단), 판매 매장 등 여파로 1분기 부진했던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 부문도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하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면서 이번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7.9%, 24.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시장 평균 전망치였던 4000억원대 초반을 약 900억원 웃돌며 선전했다. LG전자 스스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2분기 악화를 기정사실화한 분위기 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양사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하반기 기대감은 스마트폰 출하량에 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는 상반기 대비 부진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개선돼야 메모리 수요도 회복되며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프리미엄 가전인 건조기, 세탁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의 판매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가전과 TV 부문 중심으로 실적 회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