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가수 수지, 방탄소년단(BTS) 정국 등 '아이돌'을 배출해온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의 운명을 결정지을 청문이 열렸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예술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위 유지를 원하지만, 상향된 감점 지적사항에서 '만점'을 받은데다 운영 문제까지 있다고 판단돼 최종적으로 운영 취소가 관측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산하 학교보건진흥원 건물에서 서울공연예고에 대한 지정 취소 청문을 진행했다.
학부모 50여명은 청문 개최 건물 앞에서 '서울공연예고 학생들의 꿈을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기존 지위를 유지하자는 염원을 드러냈다. 일부 인원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학부모 A씨는 "문제가 된 행정실장을 파면하라는 시교육청 요구를 학교가 이행하지 않아 이 사달이 난 것 아니냐"며 "학교에게는 조치 이행, 교육청에는 이행을 전제로 학교의 지위 유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 측은 비공개로 진행된 청문에서 본인들의 노력에도 평가 결과가 가혹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학생 수업권 보장 및 학교 발전을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놨다는 후문이다. 이날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내놓는 일은 삼가는 모습이었다.
학교 측이 그동안 주장해온 평가 결과 부당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갑작스러운 평가 기준 상향 △감사 지적사항 감점 확대 △9억원 소요된 교육 환경 개선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 △개선된 학교의 실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실시된 학생·학부모·교원 만족도 조사 △학급 규모의 적정성과 선행학습 유발 행위에 대한 실제와 다른 평가다.
청문 결과는 오는 21~22일 나올 전망이다. 예술계열 특목고의 경우 지정 취소에 교육부 동의 절차가 필요없기 때문에, 청문이 사실상 마지막 절차다. 자율형사립고 내지 국제중 선례에서 보듯이 청문 절차가 시교육청의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교육청의 지정 취소가 청문에서도 인정될 경우 행정심판 및 행정쟁송 등 '소송전'이 없으면 일반고 전환이 그대로 확정돼 학교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학교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어 일부 개선으로는 결과를 뒤집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실장 처분 미이행 한 가지 때문에 평가가 나쁘게 나온 게 아니고, 감사 지적 감점 중 일부일 뿐"이라며 "이 지경에 이르는데 학교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공연예고는 부부 사이인 교장과 행정실장의 술자리 등 사적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한 의혹 등으로 지난 2018년 시교육청 감사를 받은 바 있다. 이사회 운영과 임원선임 부적정, 교원 신규채용 문제, 지자체 교육경비 보조금 집행 등이 지적돼 이번 운영평가에서 감사지적 감점 만점인 10점이 깎였다.
13일 학교보건진흥원 건물에서 열린 서울공연예고 지정 취소 청문을 앞두고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준비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