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네이버의 전신인 NHN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토종 포털과 게임의 초창기 부흥을 이끌었던 NHN 출신들은 전문성과 IT업계 내 인맥을 바탕으로 카카오 계열사로도 활발히 진출했다. NHN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창업했던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가 세운 네이버컴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네이버로 사명 변경 후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현 NHN)로 다시 갈라졌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는 김 의장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그는 김 의장과 같은 삼성SDS 출신이다. 한게임 초창기 시절부터 김 의장과 함께 했다. 그는 당시 김 의장이 PC방 사업을 하던 미션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게임은 고스톱을 시작으로 테트리스·포커·바둑 등의 게임을 차례로 선보였다. 한게임은 PC방의 PC 바탕화면에 한게임 아이콘과 게임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남궁 대표는 NHN 국내 게임 부문을 총괄한 이후 CJ인터넷과 위메이드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그는 게임 개발사 엔진을 창업했다. 엔진은 2016년 4월 다음게임과 합병한 후 같은 해 7월 사명을 카카오게임즈로 변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9월 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왼쪽)와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사진/뉴시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의 콘텐츠 부분을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 카카오페이지의 이진수 대표도 NHN 출신이다. NHN에서 USA 전략·마케팅담당과 글로벌사업기획그룹 그룹장 등을 맡았던 그는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창업했다. 포도트리가 카카오에 인수되며 카카오페이지에서 콘텐츠 사업을 이끌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 플랫폼 다음웹툰·카카오페이지 등을 운영하며 킬러 IP(지식재산권)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슈퍼웹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태원클라쓰·어린·스틸레인3: 정상회담 등의 IP를 웹툰과 영화 등으로 선보였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와 쇼핑 등을 서비스 중인 카카오커머스의 홍은택 대표는 NHN에서 CEO 지원실장과 미디어서비스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카카오의 콘텐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17년부터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맡고 있다. 권승조 카카오IX 대표는 NHN 디자인센터장 이후 카카오프렌즈로 합류했다. 카카오IX는 카카오의 IP ‘카카오프렌즈’의 온·오프라인 판매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