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붙었다 타다에 붙었다…모빌리티 플랫폼 판 흔드는 택시

택시업계, 카카오가 가맹택시에만 콜 몰아준다 주장
타다에는 가맹택시 사업 들어오라며 '러브콜'
"택시없이 모빌리티 사업 어렵게 만든 법이 근본 문제"

입력 : 2020-08-05 오후 4:37:48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타다 베이직을 멈춰세운 택시의 칼날이 이번엔 카카오를 향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의 가맹택시에만 콜을 몰아줘 일반택시의 일감을 뺏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동시에 타다엔 가맹택시 업계에 진출해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타다 불법'을 외쳤던 택시업계가 타다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는 이는 택시 외에는 모빌리티 사업을 하기 힘들게 만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제정된 순간부터 예견된 행보였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서울역 택시 승하차장의 택시와 타다 베이직. 사진/뉴시스
 
5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 조합을 중심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 플랫폼 업체가 호출 콜 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의 가맹택시인 '카카오 T 블루'에 호출을 몰아줘 일반택시와 차별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부가서비스 요금을 과다하게 책정해 택시산업의 수익을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택시업계는 지난 5월 20일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차별적 콜 배차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는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섭 서울개인택시평의회 회장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플랫폼 택시 공정경영 촉구 호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박 회장은 "승객이 없는 시간대에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카카오택시에 몰아주고 있는 매우 불공정한 운영이고 횡포에 가까운 불공정거래다"며 "최근 조사에 의하면 카카오 가맹택시의 매출은 37%나 늘고, 일반 택시의 매출은 이에 비례해 줄어들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가 처음부터 카카오와 잘 지냈던 것은 아니다. 택시업계는 지난 2018년 10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려 하자 카카오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카풀을 반대하며 택시기사 최 모 씨가 분신하며 격화됐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 T 앱에 카풀 탭이 남아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금까지도 카풀 서비스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인 웨이고 블루(현 카카오 T 블루) 출범식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뉴시스
 
택시업계는 2019년 3월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택시인 '웨이고 블루(현 카카오 T 블루)'를 만들었다. 카카오와 갈등이 봉합되자 택시업계의 화살은 타다에게 돌아갔다. 이후 택시업계의 '타다 OUT' 시위가 이어졌고, 타다는 법정에서 불법 여부까지 다투게 됐다. 지난 2월 1심에서 타다는 합법 서비스라는 판결이 났지만, 지난 3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업성을 잃고 지난 4월 베이직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타다 베이직이 사라지자 택시업계의 눈이 다시 카카오모빌리티로 향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비판하면서 타다에는 가맹택시 사업에 진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렌터카를 이용한 베이직 서비스가 종료된 만큼 타다와 마찰을 지속할 이유가 없으며, 타다의 '혁신적인 서비스 관리 능력'이 택시 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타다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제출하고 운송가맹사업 면허 자격을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법원의 타다 합법 1심 판결에 항의하는 택시. 사진/뉴시스
 
모빌리티 업계는 이런 택시업계의 이런 움직임이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택시 면허 없이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운송사업(1 유형)에 기여금과 총량 제한을 부여한 것이 문제라고 설명한다. 이런 규제 때문에 1 유형에 남은 업체는 단 두 곳뿐이다. 결국 택시 외에는 모빌리티 산업을 영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결국 여객법 개정 후에도 택시 외에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택시가 플랫폼을 휘두르려는 것"이라며 "택시를 극복할 획기적인 사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호출 콜 몰아주기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불공정 호출 콜 배차가 '시스템' 상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하는 반면, 택시 기사들은 '경험상' 콜이 줄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AI 배차 시스템은 기사 평가나 호출 수락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배차한다"며 "호출 거절 이력이 많으면 AI가 수락 확률이 낮다고 인지한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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