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스마트건설 전문가·융복합 콘텐츠 창작자 등 최근 부상 중인 14개 신직업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해외 유망직업군에 속한 37개 잠재 신직업 발굴에 착수해 미래 직업구조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산업·직업구조 대비 신직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융복합 신산업, 생활·여가·문화, 재난·안전 등 3개 분야 14개 유망 신직업의 민간활성화를 추진한다. 법·제도 정비, 전문인력 양성, 초기 시장수요 창출 등을 통해 신직업의 시장안착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융복합 신산업 분야의 신직업으로는 스마트건설 전문가, 융복합 콘텐츠 창작자,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미래차 정비 기술자, 녹색금융 전문가, 커머스 크리에이터 등 6개가 꼽혔다. 모두 데이터·인공지능(AI)·네트워크·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으로 새롭게 떠오른 직업이다. 정부는 해당 직업군 대부분이 교육비용 부담으로 민간 주도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신설·운영할 예정이다.
생활·여가·문화 분야 신직업에는 육아 전문 관리사, 문화예술 후원 코디네이터, 난민 전문 통번역인, 산림레포츠 지도사, 목재교육 전문가, 오디오북 내래이터 등 6개가 꼽혔다. 정부는 해당 직업군 활성화를 위한 공인 자격제도를 도입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재난·안전 분야 직업에는 민간 인명구조사, 기계설비 유지관리자 등 2개가 선정됐다. 국민의 일상 속 안전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인력확보가 시급한 만큼 법 개정 등을 통해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해외에서 주목받는 37개 이상의 잠재 신직업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 분야별로는 △데이터·인공지능 △공학 및 클라우드 컴퓨팅 △녹색경제 △사람·문화 △제품 개발·판매·마케팅 등이 있다.
데이터·인공지능 관련 직업에는 사이버 도시 분석가, 고속도로 컨트롤러, 개인정보 중개자 등이 유망 직업으로 떠올랐다.
공학·클라우드컴퓨팅 분야는 인간-기계 협업 관리자,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 양자 머신러닝 분석가, 신경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등이 꼽혔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 주목받는 녹색경제 직업에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건축가, 전기차 충전소 운영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고령화 사회 수명연장에 대응한 개인기억 큐레이터, 최신 유행과 소비자의 경향을 포착하는 트렌드 워처,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재단사 등이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글로벌 유망 직업에 대해 도입 필요성과 시장 수요규모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용역 결과는 종료 즉시 공개하고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포털 워크넷을 통해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직업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창업초기 운전자금 지원을 위해 청년전용창업 융자의 공급을 내년에도 이어간다. 신직업 분야 창업을 통한 노동시장 진입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청년 초기 창업자의 재정·경영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융자 예산은 1600억원으로, 정부는 창업 3년 미만 기업에 대해 2.0% 고정금리, 한도 1억원 조건으로 융자를 지원하고 있다.
만약 신직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갈등 야기할 경우 한걸음 모델, 해커톤 등 다양한 조정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한다.
아울러 대책 이행상황 점검과 민간 의견 수렴·논의를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과제 추진상황을 반기별로 점검하고 필요시 정책점검회의를 통해 애로사항 보완 및 추가 지원사항 등 논의할 계획"이라며 "외국사례, 노동시장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미래 유망 신직업을 지속 발굴하고 워크넷을 통해 관련 세부정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3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래 산업·직업구조 대비 신직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사진은 엔지니어들이 SOC실증연구센터에서 스마트 건설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