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코로나발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에 나서면서 기업결합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넷마블-웅진코웨이’ 등 외국기업보다 국내 기업 간의 기업결합이 늘었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424건이었다. 이는 전년 349건보다 75건 더 늘어난 수준이다.
기업결합 금액은 148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3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356건으로 전체의 84.0%를 차지했다. 금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12.7%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최근 5년 간 증가한 추세를 보였다. 건당 결합금액도 52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상반기 기준 2016년 209건에서 2017년 215건, 2018년 266건, 2019년 270건 등이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424건이었다. 사진은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모습. 사진/뉴시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는 3건 증가한 79건이었다. 금액으로는 3조5000억원 줄어든 9000억원 수준이었다. 국내기업에 의한 전체 기업결합에서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2%였다.
성장동력 확보 등을 의미하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는 83건 늘어난 277건이다. 금액도 9조6000억원 늘어난 17조9000억원이다. 아울러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05건으로 1년 전보다 28건 늘었다. 금액은 8조9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영업양수·합병을 활용한 기업결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의미하는 대기업 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전년 상반기와 동일한 30건이었다. 금액으로는 3조1000억원 감소한 4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건 중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규모가 큰 건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2조101억원)이었다. 하지만 해당 건수는 성사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 다음으로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주식취득(1조7401억원)이었다.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의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건수는 28건 증가한 75건에 달했다. 금액은 7조7000억원 늘어난 8조4000억원 규모다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의 비계열사와의 결합 건수는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추세였다.
반면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건수는 68건으로 11건 줄었다. 금액으로는 59조4000억원 감소한 129조8000억원이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9건 줄어든 10건에 불과했다. 금액은 3조3000억원 감소한 4000억원 수준이다.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에 대한 결합 건수 및 금액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 기업이 외국 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58건으로 2건 줄었다. 금액은 56조원 감소한 129.5조원 규모다. 올해 상반기 외국 기업 간 기업결합은 결합 금액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결합이 없었다. 결합 규모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업종별(피취득회사 업종 기준)로 보면 제조업은 135건으로 전체 건수(424건)의 31.8%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289건으로 68.2%였다. 제조업 분야는 전년 동기(123건, 35.2%)에 비해 건수가 증가했으나 비중이 감소했다. 서비스업 분야(226건, 64.8%)는 건수와 비중 모두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혼합결합(277건, 65.3%)이 가장 많았다. 수평결합(120건, 28.3%), 수직결합(27건, 6.4%) 등도 뒤를 이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