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30대 패닉바잉, 충남·전북·경남 매매 급증

전세매물 감소에 '사자' 전환, 아파트 매수행렬 이어져

입력 : 2020-08-30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과 경기에 이어 지방에서도 30대 이하 젊은 층의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후 전세매물이 급감하면서 집을 구하지 못한 신혼부부들이 매수행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뉴스토마토>가 한국감정원의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의 최근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12개 시·도에서 최소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까지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4월 충남의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총 2281건으로 이 중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525건으로 전체 거래의 23.0%를 차지했다. 이는 이후 5월(24.0%), 6월(24.4%), 7월(27.1%)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해당 기간 충남 천안의 30대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은 23.7%(4월)→25.2%(5월)→26.7%(6월)→30.1%(7월)로 3개월, 충남 아산은 24.5%(5월)→25.5%(6월)→28.0%(7월)로 2개월 연속 각각 상승했다.
 
천안 불당동의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젊은 부부들이 신축 전세에 살고 싶어 많이들 찾아오는데 정작 보여줄 매물이 없다"며 "이참에 가용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수하겠단 분들은 백석동이나 두정동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충남지역의 전세수급 지수는 지난 7월6일 기준점(100)을 넘어선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다. 시장에 전세 수급균형이 깨지면서 30대들의 거주 선택지가 줄어든 셈이다. 전세수급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를,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를 뜻한다.
 
이외 전북(18.2%→23.3%→25.2%), 경남(20.5%→26.9%→28.1%) 등 타 지방 지역들도 지난 5월을 기점으로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전세수급지수는 올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울산의 지난달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비중은 31.5%로 서울(36.9%)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 24일 기준 울산의 전세수급지수는 124.1이다. 이어 경기가 30.0%, 젊은 공무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세종이 29.7%로 뒤를 이었다.
 
30대들의 이같은 매수세는 금융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7일 케이뱅크는 연 1% 중반대 수준의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사전예약을 접수했는데, 전체 신청자 2만6400여명 중 30대 비중이 44%로 40대(41%), 50대 이상(13%) 다른 연령대보다도 높았다.
 
서울을 비롯한 지방에서도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상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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