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해부터 좀처럼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LG디스플레이(034220)가 비로소 올해 하반기 부진 탈출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공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과 더불어 TV 패널 가격 상승, IT 업계의 호황 등 안팎에 호재가 가득하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매출을 6조5819억원, 영업손실을 343억원으로 추정했다. 여전히 마이너스 성적표지만, 영업손실이 5170억원에 달했던 지난 2분기와 비교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4분기에는 매출 6조6969억원, 영업이익 838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는데 증권가를 중심으로 3분기 곧바로 적자 탈출 가능성도 언급됐다. 하반기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올해 초반 기대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분기(영업이익 2790억원)를 끝으로 시작한 LG디스플레이의 적자 행진은 올해 2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영업손실 1320억원), 2분기(-3687억원), 3분기-4367억원), 4분기(-4219억원) 성적표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상 점점 상황이 안 좋아졌다. 누적 영업손실만 1조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 들어 1분기 517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이 2분기 1500억원 넘게 줄었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와 모바일용 패널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고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판가 하락 등 실적 불안 요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반기부터 광저우 OLED 공장 본격 양산,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OLED(P-OLED) 출하 확대, IT 등 고부가가치 LCD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경영 성과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이 점점 효과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특히 최근 회복세가 뚜렷한 TV 시장 소식은 LG디스플레이에 반갑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판매 증감률은 지난 4월 -22%로 저점을 찍은 뒤 5월 -2%, 6월 7%로 반등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2분기 대비 17%가량 증가한 50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CD 패널 재고가 안정화하며 가격도 상승했다. 또다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8월 상반월(1~15일) TV용 LCD 패널 가격은 전월 하반월(16~31일) 대비 4.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연기됐던 광저우 공장이 3분기 들어 본격적인 대형 OLED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된 것도 최근 흐름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최대 월 9만장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갖춘 광저우와 월 7만장에 이르는 파주 공장까지 투트랙 체계를 갖춰 늘어나는 TV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업체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한다는 장점과 더불어 양산 체제 구축은 앞으로 프리미엄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할 동력이 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증가로 호황을 맞은 IT LCD 패널 시장도 여전히 순풍을 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노트북·태블릿·모니터 등 IT 패널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블릿의 경우 4월 19% 수준이었던 월별 증감률이 6월 무려 64%까지 올랐다.
모바일용 P-OLED도 정통적으로 성수기인 하반기를 맞아 크게 공급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 애플 등이 올해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따라 공급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세웠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 P-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제 업황의 실적 개선 시그널이 뚜렷하다"라며 "TV 수요 증가는 레저 활동 제한에 따른 소비 이전 효과, 콘텐츠 수요 증가에 따른 고화질 TV 수요 증가와 같이 TV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