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제약사 영엽사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확산 위기감에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료계 파업까지 길어질 조짐을 보이며 '엎친 데 덮친'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탓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와 의료 파업이 겹친 영업 환경 속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단기 분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던 의료 파업이 기간과 규모가 커지면서 추가 악재에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순차 또는 순환식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한편, 생산시설과 연구인력 등도 필수인력만 출퇴근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영업사원들에게도 사무실이나 지역 영업소가 아닌 현장으로 곧바로 출퇴근을 지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 일선의 영업인력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추가 대유행 조짐에 병원 측에서 방문을 꺼리고 있는데다, '무기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의료 파업 이슈에 처방의들이 부재 중인 경우도 많아 외부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면 영업을 통한 제품 설명과 고객 관리가 일반적인 국내 제약영업 특성상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제약사 영업사원 A씨는 "현장 출근이라곤 하지만 병원에 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근처 커피숍에서 미팅 기회를 잡기 위해 대기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감염 확산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커피숍에서 대기하기도 꺼려진 상황"이라며 "병원을 출입하는 영업사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병원 측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역적으로 낙인 찍힐 수 있어 최근엔 차에 앉아 대기하는 날도 많다"라고 말했다.
마땅히 손 쓸 방안이 없지만 실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영업망이 구축된 주요 제약사들의 경우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이 일반약에 비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영업인력들의 역할이 적지 않다.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 매출 반등을 노리는 업계 분위기상 부담은 고스란히 영업사원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또 다른 제약사 영업사원 B씨는 "사회적 분위기상 당장의 매출이 상벌을 좌우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라며 "결국 연간 실적이 내년 처우 등에 영향을 미칠텐데, 연초 세운 목표치를 조정해주는 게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속 전공의 및 전임의들이 1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 후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