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코로나발 글로벌 침체를 벗어나 수출이 늘어나도 단기간내 제조업 분야 생산성을 회복하긴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제조업 경제는 수출이 줄어들땐 생산성 감소효과가 크나, 수출이 늘어날땐 증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원혁 서강대 혁신과경쟁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박진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위원은 3일 BOK경제연구 '제조업의 수출과 생산성 간 관계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 분석 결과 제조업 수출 감소시 생산성 하락 효과가 수출 증대시 생산성 증대 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2017년 통계청의 광업제조조사를 이용해 제조업 부문의 수출과 총요소생산성 간 관계를 실증 분석한 결과다.
2000~2017년 중 제조업의 생산성 및 수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 증가율은 2000~2009년 10.6%에서 2010~2017년 6.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제조업 연평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5%에서 0.2%로 둔화됐다.
이 같은 통계 수치에 대해 연구팀은 제조업 수출과 생산성이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즉 수출 증가율이 하락하는 경우 생산성 증가율도 하락한다는 의미다.
특히 제조업 수출 변화와 생산성 분포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이 높은 사업체와 법인사업체일수록 수출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생산량이 감소할때 노동과 자본 등 요소투입 조정이 어려운 업종일수록 수출 증가율이 하락할때 생산성 둔화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과 자본의 요소투입이 비탄력적인 업종이 많아 제조업 전반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수출 수요가 늘어날 경우에도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성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생산성 둔화가 수출 증가율 하락과 관련이 있음은 밝혀냈으나 2000년 이후 수출 증가가 단기적인 생산성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실증 분석 결과는 발견하지 못했다.
과거 우리 경제는 수출을 통한 학습효과로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집중해 생산기술의 효율성을 늘렸으나 더이상 이러한 학습효과는 단기적으로는 나타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부단한 투자와 내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 없이 단순히 수출이 늘어나는 것 만으로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원혁 서강대 혁신과경쟁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박진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위원은 3일 BOK경제연구 '제조업의 수출과 생산성 간 관계 분석’을 통해 글로벌 침체를 벗어나 수출이 늘어나도 단기간내 제조업 분야 생산성을 회복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