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략적 제휴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차량용 IT 및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분야를 중심으로 양사간 제휴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는 6일 정의선 사장과 빌게이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휴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기아차는 “양사는 지난 2006년 봄부터 약 2년여에 걸쳐 각 사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에 대한 공유와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력 과제와 방안들을 논의해 왔다”며 “그 첫 단계로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이를 활용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발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개발에 착수하고, 현대기아차는 이를 세계 최초로 차량에 적용하게 된다.
이날 조인식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PC, 휴대폰, 휴대용 음악기기 등을 통해 매우 풍부한 디지털 생활 경험을 즐기고 있으며, 이런 경험이 특히 자동차를 포함하여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기를 기대한다”며 “소프트웨어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PC 형태의 기기를 차량에 적용함으로써, 차 안에서도 혁신적인 정보,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사장은 “자동차에서 전자, IT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의 80~90%를 전자, IT, 소프트웨어 기술이 차지한다”며 “자동차와 IT의 복합화(convergence) 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비전이며,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는 그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사는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동개발뿐만 아니라,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서비스 및 각종 인터넷 컨텐츠의 차량내 활용을 위한 중장기적인 협력 프로그램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혀, 양사간의 전략적 제휴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양사는 오는 2010년 중반 북미시장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 및 유럽시장으로 그 적용 지역을 확대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적용 분야 역시 오디오 시스템에 이어 멀티미디어와 네비게이션 기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첫 공동개발 제품이 될 차세대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은 핸드폰과 MP3 플레이어 등 각종 휴대용 모바일 기기와 차량 간에 훨씬 진보된 연결성(connectivity)을 제공하게 되며, 모든 기능이 음성인식에 의해 제어된다. 특히 MP3 등 다양한 디지털 파일 형태의 음악을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기기형의 새로운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을 탑재하게 된다.
차세대 오디오는 일종의 미니PC와 유사한 컨셉으로서, 제품 출시 이후에도 다양한 신규 기능들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형태로 쉽게 추가하거나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존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기의 컨셉을 혁신적으로 진화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전개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가정용/휴대용 PC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컨텐츠 분야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차량용 IT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 초부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가전전시회)나 주요 모터쇼 등을 통해 시제품 시연 등 공동 홍보 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양사는 이 날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공동으로 ‘차량 IT 혁신 센터’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 센터를 통해 차량 IT 분야의 유망기술 벤처기업에게 ▲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기술개발자금을 ▲ 현대기아차는 시험 및 성능 평가, 차량 적용 등의 지원을 제공하며 ▲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판매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IT분야 유망 중소기업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場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IT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량IT분야의 기술 생태계(ecosystem)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제휴를 통해 이루어지는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과 차량 IT 혁신 센터 육성에 5년간 총 1억 66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jin9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