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지난 총선 공통 공약 및 정강정책의 입법화에 합의하면서 협치의 물꼬를 텄지만 향후 협의 과정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재분배 문제가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다가오면서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을 맡은 상임위원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인 가운데 야당에서 '법제사법위원회 탈환'이라는 기존 입장을 전환할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의 원구성 재협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원구성 관행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회 균열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구성 파행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는 법사위원장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으면 협조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야가 향후 정책 협의 과정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재분배 문제가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낙연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또다시 '진흙탕' 싸움을 벌일 수는 없다는 기류가 당 전반에 형성돼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우리당보다도 국민의힘의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며 야당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다음달 5일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 일부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 돌려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당으로서는 후반기까지 국회 정상화를 강 건너 불 보듯 구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여야 대표가 협의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상임위원장 합의가 일찍 되면 야당이 일부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당 지도부는 서로의 입장을 의식하면서도 상임위 재분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공정사법특별위원회 구성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혹과 관련한 특검 제안을 여당이 받아들일 경우 다시 원구성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