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무뎌짐의 무서움

입력 : 2020-09-15 오전 6:00:00
정부가 1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2주간 낮춰 적용키로 했다. 코로나 상황이 완연한 진정세라 하기는 어렵지만, 사회적 피로도 고조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막대하기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다. 다만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 강화조치를 실시키로 했다. 민족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 명절 전후를 최대 고비라 본 것이다. 
 
정부의 판단과 달리 개인적으로는 잠시 단계가 내려간 9월14일부터 27일까지의 2주간이 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그동안 강력한 거리두기로  쌓인 사회적 피로도가 2주라는 한시적인 기간동안 마치 스트레스 풀 듯이 방역 위반 행태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미 코로나는 일상 생활에 녹아든 측면이 있다. 마스크 착용은 외출의 기본이 됐고, 손씻기와 기침예절도 생활 에티켓이 됐다.  
 
이쯤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무뎌짐이다. 으례히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불가피하다고 스스로 판단한 상황에서 방역 지침을 소홀히 하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위기다"라며 정부가 대대적으로 강조해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기 확산돼 있을 경우에는 개개인이 모두 각성을 하기 마련이다.
 
반면 단계가 조금 낮춰지는 상황에서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느슨해져도 되겠지라는 무의식이 행동으로 발현되기 쉬운 시기가 요즘이라는 말이다. 조그만 방심이 큰 화를 자초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분명 코로나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 들 것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조용한 전파를 우려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특히 코로나라고 이름 붙여진 이 바이러스는 다른 감염병과는 매우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지만, 일반적인 상식 차원에서 볼 때 지금까지 지구상에 발현됐던 여러 질병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개 감염병의 경우 한번 걸렸다가 완치되면 몸에 항체가 생겨 다시 걸리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확진이 빈번한 것을 보면 코로나는 꼭 그런 법칙을 따르지 않는 듯 하다.
 
실제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반 국민 1440명을 대상으로 2차 항체 조사를 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 0.07%다. 1차때의 0.1%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결국 집단면역을 통해 극복하기 어려운 질병이 코로나라는 게 입증이 된 셈이다. 조금 과장하면 모든 국민이 다 감염됐다가 완치가 된다 해도 모두 다 다시 재발할 수 있는 병이 코로나다. 후유증 역시 일반적 행태로 발현되는 게 아니라 사람의 체질이 다른 것 처럼 완치자에 따라 호흡곤란, 만성피로, 폐 손상 등 다양하게 확인되는 실정이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코로나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인류와 함께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완벽한 퇴치는 어렵다는 병의 특성을 고려한 분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이면 코로나는 결코 무뎌짐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조금씩 경계를 늦출 가능성이 높은 추석 명절 전의 2주가 코로나 진정이냐 재확산이냐를 가를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보는 것이다.  
 
권대경 정경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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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