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주요 정책인 기본소득과 기본대출, 지역화폐 등에 관한 잇따른 비판에 대해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어떤 선택이 우리 사회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국민 앞에서 따져보자는 것으로, '유능한 진보'임을 증명하겠다는 이 지사의 자신감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물 아닌 사람인 것은 측은지심 때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람은 약한 막내에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억강부약'의 정치를 통해 적자생존과 무한경쟁을 제어해 함께 사는 세상을 추구한다"며 "조세와 재정정책으로 돈을 돌려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처럼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안에서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소비확대를 통한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기본소득을 주창했다"면서 "넘치는 자본과 기술로 필요한 건 얼마든지 공급이 가능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총량을 늘리려고 큰아들이 모든 것을 갖고 나머지는 모두 가난한 가족보다, 조금 모자라도 모두 함께 잘사는 길도 가능한 선택지"라고 부연했다.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전국 48개 지방자체단체장들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을 이용해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출범식을 열었다. 사진/경기도청
이 지사의 발언은 최근 자신의 주요 정책인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과 기본대출 등에 대해 실효성과 부작용을 우려한 의견들이 잇따라 제기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실제로 이 지사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한 것과 달리 당정은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방침을 정했다. 또 지역화폐를 통한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해선 지난 15일 국책 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재정낭비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본대출에 대해선 여당 내에서도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다 보니 야당과 보수언론까지 논쟁에 가세, 이 지사의 정책과 주장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 지사는 지역화폐와 기본대출 등에 대한 비판을 '기득권의 반발'로 규정, 공개토론을 통해 무엇이 바람직한지 가려보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당장의 작은 이익에 매달려 모두 함께 잘 사는 공동체의 미래를 간과한 일부 보수언론과 경제전문가, 고위공직자들에게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이라면서 "어떤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지 공개토론의 장에서 의견을 견줄 수 있기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15일에도 기본대출에 대한 비판을 겨냥,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국민이 당연히 누릴 발권이익의 극히 일부인 장기저리 대출권을 인정하지 않은 채, 독식하려는 사회 기득권자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