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급결제 시장 점유율 하락에 위기감을 느낀 카드사들은 직접 간편결제 서비스에 뛰어들거나 자사 결제앱(앱카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사 결제앱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간편결제업체로 전환하는 전략을 꺼냈다. 사진은 한 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저마다 간편결제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직접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파격적인 방법을 택했다. 다음 달 KB금융 계열사와 함께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출시할 계획으로, 카드사 가운데 직접 간편결제 플랫폼을 선보이는 첫 사례다.
지금껏 KB국민카드는 자사 카드결제 기능만 제공하는 '앱카드' 서비스를 운영했다. KB국민카드는 비밀번호 입력 등 간편결제와 유사한 결제 방식을 차용하면서 편의성을 개선해왔다. 그러나 자사 결제만 제공하는 앱카드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했고, 직접 간편결제에 뛰어드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KB페이로 서비스 전환 시 두드러지는 변화는 확장성이다. 그동안 KB국민카드 회원을 위한 결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다른 카드와 연계망을 구축하는 시스템으로 변화된다. 아울러 KB페이에는 국내외 송금서비스, 환전서비스, 맴버십 등이 담긴다. KB금융이 제공하는 분산된 기능까지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결제기능에 더불어 멤버십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확장성을 바탕으로 결제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기존 앱카드를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간편결제에 비해 범용성이 부족한 대신 자사 고객에 맞춤형 또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1일 결제앱 '신한페이판'에 보이스 터치결제 서비스를 론칭했다. 보이스 터치결제는 음성 호출만으로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 새로운 기능이다. 이로써 신한카드는 터치결제 및 페이스페이에 이어 다양한 결제 방식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결제앱에 비대면 의료 예약 및 결제, 마이데이터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디지털 패러다임을 반영해 신규 결제앱을 선보였다. 과거 결제앱과 가장 큰 차이는회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듀얼 홈' 방식으로 앱을 개편했다는 점이다. 듀얼 홈은 '어카운트 홈', 콘텐츠 홈'으로 나뉜다. 어카운트 홈에서는 회원 결제 금액과 카드 사용 정보를, 콘텐츠 홈에선 회원별 카드사용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및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NH농협카드도 지난달 자사 결제앱인 '올원페이' 시스템을 전면 리뉴얼했다. 신용카드 배송 전 올원페이 등록 및 모바일쿠폰 서비스 등을 새롭게 담았다. 이달에는 결제앱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신용매니저 등 생활금융 서비스 메뉴 46개를 새롭게 탑재했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결제시장이 무한경쟁 시대로 진입했다"며 "오는 10월에는 올원페이에 소비통계서비스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