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주, '깜깜이 투자' 주의보

한화솔루션·LG화학 등 수혜주 적정주가 상향
"성과와 무관한 상승 주의…옥석가리기 필요"

입력 : 2020-09-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판 뉴딜' 사업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들썩이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등 뉴딜관련 수혜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지만, 정책적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최근 한 달 간 적정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모두 139개로 집계됐다. 적정주가는 지난 3개월 간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평균한 컨센서스다. 통상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바뀌거나 특별한 이벤트가 나타날 경우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변경하는데 일반적으로 목표주가가 오르면 향후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주가 변동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에너지 시설 및 풍력발전타워 제조사인 씨에스윈드(112610)로 나왔다. 씨에스윈드의 적정주가는 지난달 21일 6만7667원에서 이달 21일 12만4250원으로 83.67% 뛰었다.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린 뉴딜 산업 활성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함형도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수소인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수전해 설비에 사용되는 전력이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해상풍력 성장은 수소생태계 확산과 연관된다”며 “해상풍력 비중 상승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종합건설업체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적정주가는 2만8500원으로 39.71% 올랐고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적정주가는 37.75% 상승한 5만1813원을 기록했다. 미국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의 사기 의혹으로 한화그룹 수소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009830)의 목표주가를 5만2000원으로 제시하며 “케미칼 사업은 경기회복 국면에서 가격과 스프레드가 모두 상승하는 호황국면이 예상되고 태양광사업도 다운스트림 (태양광 발전사업) 투자를 통한 수익성 상승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배터리(전지)사업 부문 물적분할 소식에 급락한 LG화학(051910)의 적정주가 또한 89만1667원으로 한 달 전 보다 21.33% 높아진 상태다. LG화학의 주가는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 소식이 나온 지난 16일 이후 현재까지 약 14% 빠졌다.
 
이와 함께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현대차(005380)(적정주가 20만5833원)와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기업 SK디앤디(210980)(5만3500원), 2차전지 소재업체 천보(278280)(16만6091원), 정밀화학 소재 생산업체 휴켐스(069260)(2만6500원) 등 친환경 에너지와 뉴딜관련 종목들 상당수도 적정주가 변동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과 기술력 없이 테마주로 묶이는 상황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딜사업의 재원이 되는 뉴딜펀드의 경우 손실보전 방안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녹색금융·통일금융과 같은 과거 관제형 금융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디지털·그린뉴딜에 대한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정부 주도의 금융상품은 정책 수혜를 받을 때만 잠깐 관심을 받다 사라지곤 했다”면서 “종목별 변동성이 큰 만큼 단순 테마주, 수혜주 측면에서 보고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정책과 뉴딜 펀드는 모호성, 구체성 부족 등 논란은 있으나 글로벌 의제·트렌드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면서도 조만간 출시될 뉴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선 “국내 ETF 시장은 지수형 위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테마형 ETF는 수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미 연초 이후 대부분 K-뉴딜지수들이 급등세를 보인 만큼, 단기적으로 가격 고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달새 변동률 높은 상장사 현황.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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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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