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주총서 활짝 웃은 삼성전자…전영현 “기술력으로 AI반도체 주도”

아기부터 어른까지 1200명 주주 참석
“다년 공급계약 통해 반도체 변동 대응”
김용관 DS전략총괄, 이사 선임 등 가결

입력 : 2026-03-18 오후 2:57:3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주가가) 오르는 거 보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잘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60대 삼성전자 주주 ㄱ씨는 지난해 ‘5만 전자’에 머물렀던 주가가 1년 새 4배 뛴 것에 대해 박수 보낼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18일 오전 삼성전자의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앞은 세찬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몰려든 1200여명의 주주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실제 주총 현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과 반도체 업황 회복의 훈풍이 맞물리며 여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주총장 입구에는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부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8개월 된 아기를 안고 온 30대 ㄴ씨는 “아기도 주주”라며 “(다른 주주들의 질문이 워낙 많다 보니) 손을 들었는데 기회를 받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휴가 써서 주총에 참석했다는 소액주주 ㄷ씨는 “작년에는 분위기가 우울했는데 반도체 호황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것 같다”며 “실적이 좋아진 만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실내 로비에 마련된 체험 존도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6, 갤럭시 Z 트라이폴드(TriFold)와 비스포크AI 가전, 마이크로 RGB TV, 투명 마이크로 LED, 하만 오디오까지 3층 로비를 채운 체험 존이 IT 박람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주주들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단연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전시 존이었습니다. 최근 엔비디아 GTC 2026에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던 차세대 AI 반도체 실물을 직접 확인하려는 주주들이 모여든 것입니다.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들이 HBM4E 실물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자 역시 HBM 등 메모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고객사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Samsung is Back)’라는 얘기를 듣고 있고,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GTC에서 ‘땡큐 삼성(Thank you Samsung)’을 외치기도 했다”며 “삼성이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 부회장은 특히 주주들에게 “행사장 밖에 전시한 HBM4, HBM4E 실물을 직접 보고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을 확인했으면 좋겠다”며 “후속 제품인 HBM4E, HBM5, 커스텀HBM까지 모든 분야에 대해 탁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메모리 경쟁력에 대해 다시는 작년과 같은 반성이나 우려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AI 투자 과열 우려에 대해선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 사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꾸준히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고객사들과의 3년, 5년 수준의 다년 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계약 기간이 장기화하면 고객과 당사 모두 예측 가능한 사업 안정성과 가시성을 확보할 것이고 고객사 수요 변동성도 알 수 있어 그에 대응해서 사전에 투자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주총장으로 주주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사업별로 보면 메모리는 HBM4 등 서버용 AI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며, 파운드리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2나노 공정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시스템LSI는 시스템온칩(SoC)와 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 커스텀 SoC 확대를 추진하며 스마트폰은 ‘갤럭시 AI’를 기반으로 에이전틱(Agentic) AI폰 시대를 선도하는 한편 갤럭시 AI 경험을 에코 디바이스로도 지속 확장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AI 대중화를 위해 스마트폰, 워치, 무선이어폰, 노트PC 등 갤럭시 AI 기기를 2025년 4억대에서 2026년 8억대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전 부회장은 “올해도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에 한발 앞서 준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한 반도체 회사로,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AI 적용 제품을 확대해 모든 기능과 서비스에 걸쳐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전환기를 선도한다는 비전을 내놨습니다.
 
노태문 DX부문장은 “부품 가격 상승과 글로벌 관세, 지역분쟁 심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발 앞서 준비하는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AI 시대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전사의 모든 프로세스에 AI 혁신을 지속해 나가 ‘고객 일상 속 AI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진행 중인 쟁의행위 찬반 투표나 총파업 우려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없었습니다. 다만 직원들에 대한 임금 경쟁력과 인재 유출 가능성에 대해 묻는 소수주주의 질의에 대해 전 부회장은 “임금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제품 경쟁력 회복으로 성과급이 증가하는 추세고 임금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우수 인재에 대한 개별 인센티브와 과제 기반 보상이나 시상 등을 확대해 인재 유치와 핵심 인력 이탈 방지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개정 상법 반영 △이사의 임기 조문 정비 △주식 소각 조문 정비 등 정관 일부 변경과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승인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 총괄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허은녕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등의 안건이 상정돼 통과됐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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