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어렵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야권에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며 "지금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미래혁신포럼' 강연에서 "현 정부의 독선과 위선, 무능, 국민 분열까지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국민 분노가 폭발할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두 당의 합당과 연대 여부에 대해 "지금은 선거 준비나 통합, 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된 것 같다"며 선을 그었지만 "제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되겠다는 절박감 때문 아니겠느냐. 그것이 함께 가진 생각"이라고 언급하는 등 향후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및 통합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야권혁신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안하며 "'제3의 길'을 개척해야 하고, 강경 세력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부대'로 일컬어지는 극우 지지층과도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화문 20만표 얻으려다가, 200만표가 날아간다"며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전파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이(친이명박)니 친박(친박근혜)이니 당내 대립 문화에서 획일적인 이미지가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없고 개혁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비호감', '기득권'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안 대표는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승리도 힘들다고 본다"며 "야권은 더 비호감이라 대안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메신저에 대한 신뢰도 없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탄핵 이후 유능한 경제세력이란 이미지도 사라졌고 도덕성과 국정운영 능력 면에서 부적격이라는 것이 대중들의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를 위해 당내 소장개혁파 육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사람을 키우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성동·홍문표·박성중·강기윤·김기현 의원 등 20명의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다"며 "부디 야권이 혁신하고 단합해서 국민이 절망하는 문재인정권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공정경제 3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 법안들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힌 반면 안 대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자유시장경제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두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대표도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