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던 서울 자치구 동물병원 동물보호센터 입양률이 코로나19로 인해 하락했다. 서울시는 해당 자치구인 용산·마포·양천·동작·관악구의 입양 수치를 제고하기 위해 의료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 통계에 따르면, 동물병원을 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한 5개 자치구의 지난 1월1일에서 지난 10일까지 입양 개제수는 672마리였다. 동물보호센터로 들어온 동물 1402마리 중 48.0%로, 전년 동기 51.3%보다 3.3%P 떨어진 수치다.
새 주인이 뜸해지면서 계류 중인 개체는 같은 기간 8마리(0.5%)에서 94마리(6.7%)로 급증했다. 이 중에서 3개구는 지난해 0마리가 올해 두자릿수로 불어났고, 마포구는 같은 기간 계류 중 비중이 0.5%에서 7.5%로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캠페인이 줄어든 것이 입양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이다. 유기동물 구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의 황동열 대표는 "인터넷에서 동물 사진·동영상 시청하는 것과 직접 보는 건 입양 확률 차이도 클 뿐더러 파양 횟수에서도 격차가 있다"며 "팅커벨프로젝트가 서울시와 협업하고 있는 입양사업 기간 대비 추진율도 70%에 그쳤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벌써 100%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일부 자치구는 입양 수치를 끌어올리고 안락사를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의 의료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치구의 유기동물 구조 예산 단가에는 의료비가 포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설문을 해보면 동물 입양의 걸림돌 1위는 '질병이 있을 것 같다'는 우려"라며 "관내 민간 단체가 자비로 검사해서 입양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12월까지 5개 자치구 중 희망 구청 대상으로 동물보호센터 의료지원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나머지 20개 자치구 대상으로는 유사 사업을 이미 시행 중이나, 동물병원 동물보호센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양률이 양호해 추진하지 않다가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시범사업 대상은 APMS에 공고 후 열흘이 지난 유기 개·고양이로서 입양자 확정 후 동물등록 및 입양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개체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가 간단한 검진을 실시하며 생식계통 질환 예방 및 상업적 이용 가능성 차단을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한 뒤 자치구 동물보호센터로 돌려보낸다. 이후 자치구는 입양자에게 건강상태를 안내하는 절차다.
시범사업 종료 후에는 자치구 및 동물보호센터 의견 청취, 자체 평가 등을 통해 오는 2021년 유기동물 의료지원 사업 정식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는 다음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동물보호센터 의료지원을 실시한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