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비롯해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이 28일 전남 구례를 방문해 수해 피해 지역과 전통시장을 찾는 등 '호남 민심잡기'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추석 연휴 전 방문을 통해 호남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5·18 역사왜곡처벌법과 진상규명특별법에 대한 국회 논의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어 국민의힘의 호남행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구례 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피해를 당한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충분하지 않다"며 "적극적인 지원이 되도록 국민의힘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구례 방문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이 추석을 앞두고 구례를 재방문한 것은 당 차원의 호남 챙기기 행보를 계속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5일 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5·18 국립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는 등 호남 민심을 잡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국민통합위원회를 출범하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호남 지역구를 '제 2지역구'로 배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행보는 호남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쌓는 동시에, 이를 통해 호남 민심을 잡고 전국에 퍼져 있는 호남 출신 인사들까지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특별법과 역사왜곡처벌법 등 5·18 관련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진전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광주 방문 당시 5·18 관련 법안에 대해 "입법 과정에서 양당 간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서는 협조를 하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18 관련 법안의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이 ‘행동으로 나설 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의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당에서 대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죄한다고 했고 국민의힘도 (5·18 법안에) 협조해야만 사죄하는 부분들이 진정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정기국회 내에서 (5·18 법안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