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동석 SSF 감독 "공연은 마법 같은 힘, 코로나 이겨낼 것"

입력 : 2020-10-02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큰 용광로 같은 축제입니다. 다양한 음악가들이 함께 세대 격차를 해소하며 연주하는 풍요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29일 서면으로 만난 SSF 예술감독 강동석(66)이 15주년을 맞은 행사의 의의를 이렇게 짚었다. SSF는 2008년부터 해마다 5월 초 열려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10월로 일정을 연기하고 세부 프로그램 일정도 전면 수정했다. 
 
애초 계획했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공연을 내년으로 미룬다. 해외 아티스트들의 부재를 온전히 국내 아티스트들로만 채운다. 5년 전 10주년 기념행사 때처럼 15주년을 회고하는 프로그램들을 준비 중이다. 강 감독은 "SSF는 초연 작품부터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약 800개의 작품들을 15년 간 알려온 국내의 대표적 클래식 축제"라며 "10주년 회고 공연 때 다루지 않았던 2014년, 2016년, 2017년 하이라이트를 이번 무대에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SF 공연 모습. 사진/ⓒHaJiYoung
 
코로나19 여파로 잃어버린 음악과 콘서트를 다시 회복하자는 게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주 메시지다. 평소 파리에서 거주하는 강 감독 역시 2개월간 락다운 상태에 있는 등 코로나19에 따라 올해 수많은 계획이 뒤틀렸다. 올해 초 프랑스 티뉴에서 열린 여름 축제 ‘뮤직알프(MusicAlp)’가 그의 유일한 활동이었다. 그는 "지난 주말 파리에서 서울에 도착해 지금은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상태"라며 "집에서 개인 연습을 할 것이고 축제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SSF를 위해 함께 리허설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5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롯데콘서트홀 등의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올해 축제는 오는 10월 9일 개막전 사전 행사, 10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영산아트홀, 윤보선고택,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일신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주제는 '15th Anniversary'이다. 지난 14년을 기념하고 회상함과 동시에 올해를 돌아보자는 주제로 구성했다. 개막공연(10일)에서는 <신세계, 어제와 오늘(New World)>이란 주제로 펼쳐졌던 2014년을 회고한다. 
 
12일 윤보선고택에서는 ‘Social Distancing Phase’라는 야외 음악회가 열린다. 크지 않은 무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의미의 퍼포먼스로 연주자들이 모두 일정 거리를 두고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SSF 강동석 예술감독사진/ⓒPhotograph by CHOI CHOONG SIK
 
코로나19 장기화에 대관 사정에 맞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기도 했다.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특별 편성으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Sinfonia Concertante)' 프로그램이 열린다. ‘비발디에서 멘델스존까지 합주 협주곡’으로 풀이되는 공연이다.
 
강 감독은 "기존 대관분이 취소되는 날짜에 맞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대관할 수 있었다. 대규모 홀인 콘서트홀인 만큼 솔로 악기 협주곡은 피하고 두 명 이상의 독주자를 위한 무대를 편성했다. 그것이 실내악의 정신유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이 공연 기획 계기를 설명했다. 
 
15년간 열려온 SSF의 의미에 대해선 "해외 아티스트들과 국내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든 세계적 고품질 공연"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올해는 명백한 이유로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한국 음악가들로 대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공연의 마법과도 같은 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음악가로서 우리의 의무입니다. 음악가들 모두 콘서트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연에 오셔서 SSF의 실제 공연이 제공할 수 있는 감동과 기쁨, 열정을 경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SSF 강동석 예술감독사진/ⓒPhotograph by CHOI CHOONG SIK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지난 2008년부터 프린지 페스티벌 일환으로 관객과 만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인사동 쌈지길, 헤이리 예술 마을 등 전문 공연장의 문턱을 넘지 않아도 관객들이 모일만한 곳이면 크고 작은 무대를 마련했다. 
 
매년 해외 연주자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구성 변동이 불가피했다. 예술감독 강동석 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대니구·양인모·이경선, 비올리스트 이한나·이수민 그리고 첼리스트 강승민·김민지·문태국·이정란·임희영·주연선, 플루티스트 조성현·채재일, 피아니스트 문지영, 아벨 콰르텟, 서울 챔버 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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