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전자·IT 기업들이 미래먹거리로 로봇사업을 점찍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자동화가 강점인 로봇 산업이 한층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삼성전자는 한걸음씩 추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빕스 등촌점에 방문한 고객들이 국수 말아주는 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의 로봇 라인업인 'LG 클로이'의 각종 모델이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 침투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상업용에서 가정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윤택한 생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지금까지 출시한 로봇은 안내로봇, 홈로봇, 셰프봇, 서브봇 2종 등 총 5종이다.
인천공항 등에서 안내로봇을 시범적으로 선보인 이후 소비자들의 접점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모델은 셰프봇이다. 일명 '국수 삶는 로봇'으로 불리는 LG 클로이 셰프봇은 지난 1월 빕스 1호점인 등촌점에 도입된 데 이어 광주 광천점, 안양 비산점, 인천 예술회관역점 등에도 추가돼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어 7월에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출시했고,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에 최초로 도입됐다. 이 로봇은 병원에서 혈액 검체, 처방약, 수액, 진단시약, 소모품 등과 같이 수시로 운반해야 하는 물품을 배송하는 데 활용된다. 클로이 서브봇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도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 8월에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서울에서 고객들에게 음식을 서빙하는 '실외배송로봇'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로봇은 호텔을 포함해 대학 캠퍼스, 아파트 단지, 놀이공원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로봇 서비스 개발에 유통 기업들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먼저 GS25와 업무협약을 맺고 로봇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편의점에 도입할 예정이다. 8월 GS25강서 LG사이언스점에서, 10월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서 각각 배송 테스트를 한 후 올해 안에 전국 주요 오피스 빌딩에 입점한 GS25에서 로봇 서비스가 시행된다.
또 우아한형제들과는 오는 11월까지 국내 외식업장에 특화된 서빙로봇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고 이를 우아한형제들의 로봇렌탈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서비스 로봇 활용 실증사업의 일환으로, 양사는 진흥원과 '국내 외식업장 맞춤형 서빙 및 퇴식 자동화 자율주행 로봇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구광모 LG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로봇' 사업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앞선 지난 2017년 SG로보틱스, 2018년 로보스타 등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후 임원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CEO 직속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하며 로봇 사업에 한층 힘을 실었다. 최근에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주도하는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발족하고 로봇 공학계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지능형 로봇 스타트업 '로버스트.AI'의 CTO 로드니 브룩스를 채용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 역시 로봇 사업에 서서히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안전 국제 표준 ‘ISO 13482’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획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는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보행과 운동 기능을 증진시켜 일상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으로, CES 2019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삼성봇 케어(건강관리)·에어(공기관리)·리테일(주문·결제관리) 등 3종 로봇도 CES 2019에서 함께 전시했고, 올해 열린 CES 2020에서는 인공지능(AI) 반려 로봇 볼리와 요리를 돕는 셰프 로봇 등도 추가로 선보였다. 아울러 연내 소비자용 로봇 제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는 계획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로봇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로봇이 일상으로 흡수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