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생아 출생시 2000만원을 신탁하는 '기본자산제' 도입이 필요하고 제안했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양극화까지 심화되는 미래에 20~25년 후 성년이된 청년에게 기본자산을 지급하자는 구상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선심성 복지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세대를 고려했을 때 꽤나 현실적인 논의라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두관 의원은 전날 '양극화 시대, 왜 기본자산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양극화 현실 타개를 위한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부의 순환구조를 재정립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본자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기본자산제'의 핵심은 신생아 출생시 2000만원을 신탁 후 특정 이율을 적용해, 20~25년 후 4000만~5000만원 수령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자산제는 매달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와 달리 목돈을 한번에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향후 이 제도는 상속·증여세 제도 개편과 맞물릴 수 있다. 김 의원은 갈수록 늘어가는 상속증여세를 기본자산 마련을 위한 특별회계로 별도로 관리하는 것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엄청난 고소득자가 아니고서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등 자산의 쏠림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등은 양극화를 확대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했던 것을 고려하면 소득·자산 등 부의 양극화가 훨씬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 의원이 쏘아올린 '기본자산제'를 누고 온라인상 누리꾼들 다수는 '과도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나라 거덜내려는 포퓰리즘 정책의 극치', '2000만원 준다고 누가 애를 낳아준데?', '그냥 집도 사주지 그래?', '2000만원이 25년후 5000만원이 되면 무슨 자산이 되지', '허경영이 돌아왔나'라며 비아냥을 쏟아냈다.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날로 늘어가는 국가부채 등을 고려했을 때 전형적인 선심성 복지라는 비판이다.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양극화 해법은 아니어도 저출산 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인구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대안으로 의미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출산율 더 떨어지면 나라 망하게 생겼는데 겨우 2000만원 가지곤 턱도 없다", "분윳값이라도 들고 태어나는 게 어디냐", "임신준비 과정 비용, 병원진료 비용, 출산 후 조리원 비용, 주거, 학비 등을 고려했을 때 의미 없는 제안은 아닌 거 같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미래 세대를 위한 대안으로 재정을 투입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김성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은 신생아 1인당 1억원을 지원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출산 장려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20년간 매월 33만원씩 연평균 400만원(20년이면 8000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자는 제안이었다.
김두관 발간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