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석좌교수 및 안철수연구소(대표 오석주)의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교수가 7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년 간 미국 유학 생활에서 느낀 바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안 교수는 “지난달 18일에 수업이 끝난 후, 서둘러 한국에 왔다"며 "같이 공부한 동기들이 미국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는데 왜 그렇게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가느냐고 묻는데, 난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로서 유학을 선택한 것이라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돌아온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CEO를 그만둔 배경에 대해 “회사 설립 9년째가 되면서 회사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을 때, 개인적인 고민이 세 가지 있었다"며 "기업지배구조 개선, 창업자의 선순환 구조 만들기, 그리고 안철수연구소뿐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CEO를 그만두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지난 3년 간 안철수연구소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코스닥 기업으로서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고, 창업자의 경험이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었으며 업계 전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라고 말하고, 향후 KAIST의 석좌교수 및 안철수연구소의 CLO(Chief Learning Officer)로서 국내 중소, 벤처 산업이 튼튼히 뿌리내리고 발전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교수는 “중소, 벤처 기업은 국가 경제 포트폴리오로서의 관점, 일자리 창출, 대기업에 창조력과 구매력을 제공해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20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중소, 벤처 기업들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이 실패하는 원인은 첫째, 경영자와 각 분야 실무자의 실력이 부족하고, 둘째, 기업 지원 인프라, 즉 인력을 제공하는 대학, 자본을 제공하는 벤처 캐피털, 대표자 연대보증 같은 제1금융권의 금융 관행, 정부 제도, 전문성 있는 아웃소싱 산업 등이 미흡하며, 셋째,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이 세 가지 원인 중 업계 스스로 노력해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중소, 벤처 기업 종사자들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중소기업들이 실수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사람을 기르는데 일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KAIST의 ‘비즈니스 이코노믹스’ 프로그램에서 학부학생들을 대상으로 2학기부터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 가르칠 계획이며, 창업자들의 자서전, 인터뷰, 사례 연구 등을 바탕으로 토론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술 경영 분야에 대해서는 대학원 학생 및 벤처 기업 경영자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