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 의심으로 중단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이 오는 12일쯤 재개된다. 정부의 품질검증 결과 안전성과 효력 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백신 효력 우려가 있는 일부 수량(75만도스)은 수거하기로 했다.
6일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상온노출 독감백신 관련 합동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합동 조사 결과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만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구체적인 계획 수립 후 무료접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1일 인플루엔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 접수 이후 22일 시행 예정이던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백신 품질검사 및 조달업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품질검사에 최장 2주가 소요된다고 밝힌 만큼 14일째인 6일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의 품질과 사용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백신 유통 과정에서 기준온도(2∼8℃)가 얼마나 유지됐는지 콜드체인을 조사하고, 배송된 백신은 안전하고 유효한지 품질을 검사했다. 또 공급된 백신이 어떤 온도에서 얼마나 오래 품질을 유지하는지 안정성 시험을 실시했다. 특히 식약처는 백신 유통과정에서 품질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조달계약업체가 공급한 8개 제품(제조 7, 수입 1)에 대한 품질평가도 실시했다.
질병청과 식약처는 해당 검사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결과 운송과정에서 노출된 정도와 시간을 고려할 때, 백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생산한 백신을 대상으로 안정성 시험을 시행한 결과, 모든 제품들은 25℃에서 24시간 동안 품질이 유지됨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인플루엔자 백신은 동결될 경우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에 따라 운송차량 온도기록지상 0℃ 미만 조건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일부 물량은 수거 조치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인플루엔자 백신의 유통 과정과 접종기관 관리 문제로 국민들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라며 "앞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이 더욱 안전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하며, 접종기관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0일에서 21일까지 전국 17개시도 약 1만1808개 접종기관에 공급된 백신 물량은 총 539만도스다. 당초 9월21일까지 공급예정이었던 578만도스 중 공급중단 조치에 따라 배송되지 않은 39만도스를 제외한 수치다. 현재까지 보고된 조사 대상 정부조달 물량 접종자 중 이상반응 사례는 총 12건이며, 수거 대상 물량 접종자 중에서는 3건이 해당된다. 현재는 모두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인플루엔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초유의 사태로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을 찾은 한 내원객이 유료로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