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을 비롯한 미 육·해·공 장성 다수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백악관과 공화당 내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펜타곤(국방부)까지 뚫리면서 미국 권부 기능이 마비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괜찮다'는 식의 반응을 내놓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있다.
조나단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 해안경비대 부사령관 찰스 레이 제독과 밀접 접촉한 마크 밀리 합창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 장성 9명이 전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자택에서 격리 중인 레이 제독은 지난 5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호프만 대변인은 "지난 주 열린 국방부 회의에서 레이 부사령관과 밀접 접촉한 인물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증상이었다"면서 "현재까지 보고된 추가 확진 사례가 없으며 미군의 작전 준비태세나 임무 능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백악관 관계자들, 공화당 지도부 일부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방부 참모들의 자가격리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불안에 떨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을 포함해 힉스 보좌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등 최근 며칠 간 백악관과 공화당 관계자 최소 16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면서 "정부 최고위급의 업무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 밀리(오른쪽) 미 합참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은 주한미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에스퍼 장관의 지시에 따라 한국에 의료진 추가 파견 및 마스크와 장갑, 보호복 같은 개인 보호장비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나왔으며 에스퍼 장관은 이에 대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가 백악관을 넘어 펜타곤까지 확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매년 많은 사람이, 때로는 10만명 이상이 백신이 있어도 독감으로 사망한다 "코로나19는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입장을 내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 나온 뒤 7개월간 사망자 수는 약 21만여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지는 5개 독감 시즌에 사망자는 약 17만8000명으로, 미 언론들은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허위 정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마치 미국프로풋볼(NFL) 선수가 매년 일반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머리 부상의 수치를 지목하며 풋볼 경기 때 헬멧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비꼬았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이날 CNN에 출연해 "독감을 과소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코로나19는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 전파'에 대한 자사 규정 위반 알림을 달아놓은 상태다. 페이스북 측은 '코로나19 허위정보 규정 위반' 규정에 따라 문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