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LG전자(066570)가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웃었다.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실적'의 토대가 된 것은 매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전 부문이었다.
LG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9196억원와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1조원 문턱에는 아쉽게 다다르지 못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8%, 22.7% 증가하며 선전했다.
특히 역대 3분기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 매출(15조7007억원)과 지난 2009년 3분기 영업이익(8510억원)을 모두 가뿐히 뛰어넘었다. 또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99억원 정도였으나 이를 1000억원이나 상회했다. 일반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낮아졌던 이전과 달리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경향이 뒤바뀐 데 따른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LG전자 전통의 텃밭인 가전 사업의 활약이 돋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경우 국내에서 꾸준히 판매고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더 증가하면서 공기청정기·건조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탄탄한 건강관리 가전 라인업을 구축한 LG전자의 매출도 덩달아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H&A 사업본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 소비가 줄어드는 분위기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며 2분기에만 매출 5조1551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TV를 생산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도 비대면(언택트) 열풍의 수혜를 입으며 순항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TV 시장 수요가 점점 회복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부터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꾸려 코로나19로 자칫 줄어들 수 있는 실적 방어에 온 힘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담당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경우 적자 폭이 완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북미에서 선전했고 해외를 노리고 출시한 중저가폰 제품군도 일부 힘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도 자동차 생산공장들이 코로나19 여파를 털고 조업 정상화를 이루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김정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가전과 TV 수요가 견조하게 회복됐고 온라인 등의 비대면 판매 비중이 확대되며 H&A와 HE사업본부의 수익성이 기존 전망치 대비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MC사업본부도 미국 시장의 수요 회복과 중남미에서 화웨이의 일부 반사수혜 등으로 인해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며 영업 적자도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