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쥐박이, 닭근혜, 문재앙 부를 수 있어야 민주주의"

"본보기 소송으로 칠링 이펙트 노려"
누리꾼들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이 소송하면 재벌됐겠다"

입력 : 2020-10-08 오후 5:54:22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근혜,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앙으로 불러도 소송걱정하지 않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한 김용민 의원과 그를 옹호하는 의원들을 저격한 발언으로, 표현의 자유와 비판할 자유를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소송으로 대응하는 정치인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김용민 의원이) 궤변에 가까운 주장을 한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직자, 고위 관료는 국민들의 조롱이나 비아냥 등 비판에 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일침이다. 
 
금 전 의원은 "시끄럽게 떠드는 한 명을 겨냥, 소송에 시달리게 해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닫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면서 "(김용민 의원이) '사과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말한 것은 '칠링 이펙트'를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칠링 이펙트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리는 당 윤리심판원 재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진중권 전 교수는 '조국 똘마니'라는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김 의원에게 민사소송을 당했다. 김 의원은 "모욕죄로 (형사)고소할 수 있는 사안이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무기가 되어버린 말의 대가를 치르라"며 진 전 교수를 향해 민사소송을 냈다. 
 
진 전 교수의 똘마니 발언으로 시작된 '표현의 자유' 논란을 놓고 진보 정치인들 사이에서 연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을 옹호하는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진중권 교수의 발언을 보통 국민의 비판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며 그를 두둔했다. 이재정 의원도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의 비형벌화를 통한 표현의 자유 확대 논의는 관련 책임을 전적으로 면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이날 금 전 의원은 '민사소송이라 괜찮다'는 주장에 대해 "재벌이 노조 탄압할 때 손해배상 청구하는 거 잊어버렸냐"며 "민사소송 당하면 변호사 선임하든지 직접 답변서 써야하고 재판도 받아야 한다. 그게 부담되어서 다들 입을 닫게 된다"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의 '이중잣대'를 두고 정치인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박근혜나 이명박이 본인 비하하는 발언이나 댓글 수집해놓고 고발하면 진보 초토화되고 둘 다 합의금으로 재벌 반열에 오를텐데", "자기들 정권 잡기 전에는 쥐박이, 닭근혜 별 말 다했으면서 정권잡고 하는 짓이 고작 소송이냐", "내로남불의 전형" 이라고 비꼬았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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